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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스럽다고? 생활속에 들어온 '아름다운 한글'

입력 : 2009-10-09 10:22:59 수정 : 2009-10-09 10: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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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스럽다’고 푸대접받던 한글이 변신을 거듭하며 생활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패션 디자이너 이상봉씨의 한글 프린트 의상 등 한글을 생활에 접목하는 시도가 활발해지면서 한글의 조형적인 예술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는 것.

한글 패턴을 응용한 잡화를 만들고 있는 디자인 브랜드 ‘이건만’의 이건만 대표는 “한글은 곡선과 직선을 다양하게 사용하면서도 받침을 쌓고 덧댈 수 있는 함축적인 글자로, 디자인적으로도 자르거나 붙일 수 있어 유동성이 있다”며 “최근 4∼5년간 한글 디자인을 이용한 생활용품을 만드려는 시도가 일었다면, 앞으로 브랜드화시켜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남은 몫”이라고 말했다.

최근 한글의 아름다움을 재발견할 수 있는 상설 문화공간도 생겨나고 있으며, 특히 9일 한글날을 맞아 한글을 이용한 디자인 작품을 체험할 수 있는 전시도 다양하게 열리고 있다. 한글의 아름다움을 재발견해볼 수 있는 곳을 소개한다.

■한글로 표현한 간판

◇캘리그래퍼 강병인의 간판 ‘봄날’.
한글 간판을 주제로 한 ‘간판투성이’ 전시가 8∼22일 서울 홍익대 인근의 KT&G 상상마당에서 열린다. 서울이 한때 무질서한 간판으로 가득 차면서 대안으로 간판 개선 사업이 벌어졌으나, 이제는 지나친 획일화라는 문제를 겪고 있는 현실에서 출발했다. 캘리그래퍼 강병인, 디자인 회사 601비상 박금준, 회화작가 이목을 등 25명의 디자이너와 순수예술 작가들이 참여해 간판 위에 자유로운 상상력을 발휘했다. 작가가 사는 동네의 실제 점포 간판이나 작가의 작업실·회사 간판을 아름다운 한글 간판으로 재해석한 작품들이다.

전시를 기획하고 참여한 박금준 대표는 “작가의 정체성과 자신만의 해석을 담은 간판을 예술, 실험, 공공의 대상으로서 접근했다”며 “한글의 아름다움을 드러낸 입체적인 작업을 통해 간판의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려 했다”고 밝혔다. (02)330-6225

◇공예가 강정현의 한글문양 액세서리.
■한글 커플링·가방


한글의 조형미를 살린 ‘한글 장신구전’이 서울 압구정동 크래프트하우스에서 17일까지 열린다. 티파니, 까르띠에 등 영어 알파벳을 활용한 반지에 익숙한 우리에게 금속공예가 김승희의 한글로 디자인한 커플링이 새롭게 다가온다. 한글 패턴 핸드백, 스카프, 벨트 등을 만들며 고유한 브랜드로 확립한 이건만의 작품도 있다. 이 밖에 강정현 강혜림 박성숙 박인영 등 공예가 11명이 참여했다. 한글 자음과 모음을 소재로 만든 팔찌, 귀걸이, 목걸이 등 액세서리와 잡화 100여점이 전시된다. 같은 내용의 전시가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행사장에서도 다음 달 1일까지 열린다. (02)546-2497∼8

■한글서체 전시회

서울 홍익대 인근에 위치한 ‘공간히읗’은 타이포그래피 디자인 작품을 전시하는 갤러리 겸 카페다. 한글 디자이너인 이용제 계원디자인예술대학 교수가 만든 곳이다. 격월 단위로 타이포그래피와 관련한 전시가 열리며, 이번 달에는 한글날을 기념해 31일까지 ‘새 한글꼴로 세상과 대화하기’라는 전시가 마련된다. 한글 디자이너 24명이 참여해 캘리그래피, 타이포그래피, 입체글꼴 등 다양한 방식의 한글서체를 전시한다. 상업적으로 주문 제작된 것이 아닌 디자이너의 생각을 담은 글자꼴을 보여준다는 취지다. (02)336-6236

■‘디자이너’ 세종대왕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 전시되고 있는 한글 쿠션 블록.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 중 ‘글(學)’ 섹션의 디자이너는 한글을 창제한 ‘이도’다. 이도는 세종대왕의 본명으로, 한글을 디자인적 측면에서 새롭게 조명하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한글과 로마자, 한자, 가나자, 아랍문자, 인도문자 등 전 세계 대표적 활자들을 비교 전시한다. ‘한글 나무블록’을 통해 최소한의 글자로 모든 소리를 표현할 수 있는 한글의 철학을 엿볼 수 있고, ‘한글 숲’ 전시에는 우리가 쓰고 있는 한글서체 200여가지가 모여 있다. 관람객들이 직접 선택한 서체를 티셔츠와 가방에 프린트할 수 있는 체험행사도 마련됐으며 전시는 다음 달 4일까지 열린다. (062)608-4114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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