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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농촌, 가장 위험한 작업장] “농업정책, 생산성보다 환경 개선에 초점 맞춰야”

관련이슈 대한민국 농촌, 가장 위험한 작업장

입력 : 2009-09-27 18:47:00 수정 : 2014-05-16 21: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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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진청 농작업안전사업 추진단장 이수진 교수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위험한 농촌 작업 현장을 개선하지 않으면 농업은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 아니라 ‘농자천하지대천(農者天下之大賤)’이 되고 말 겁니다.”



농촌진흥청 농작업안전사업 추진단장인 한양대학교 이수진 교수(사진)는 ‘농업은 국가의 근본 산업’이라고 말하면서도 막상 농촌 현실에는 무관심한 정부와 사회에 쓴소리를 쏟아냈다.



이 교수는 “그동안 정부의 농업 정책은 생산성 향상에만 초점이 맞춰져 온 게 사실”이라며 “농민이 건강해야 제대로 된 농산물이 나올 수 있듯이 이제는 농촌 환경 개선에 힘을 쏟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추진단은 2006년 산업보건, 인간공학, 예방의학 등 각계 전문가 200여 명이 모여 ‘건강한 농민과 안전한 농작업환경’을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시작됐다. 이들은 그동안 조사한 작업환경개선과 건강증진 자료를 바탕으로 농업인 재해 안전사고 예방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지금까지 전국에서 시범마을을 선정, 3년간 농민 건강을 측정하는 ‘안전모델 시범사업’과 농기계를 편리하고 안전하게 보급하는 ‘편의장비 보급사업’ 등을 펼쳐왔다. 사업을 통해 추진단은 농작업 환경에서 농민의 건강을 해치는 요소를 찾아내 해결하거나 작목의 특성에 맞게 제작된 농기계와 각종 보조장비를 보급하고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 교수는 “농촌이 바뀌려면 무엇보다 농업인 스스로 환경을 개선하려는 의지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아무리 편리하고 안전한 장비를 갖춰놓는다고 하더라도 농작업 당사자인 농민이 깨어 있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라는 것이다. 추진단이 농민 교육에 역점을 두고 있는 것도 이 같은 판단에서다. 이를 위해 추진단은 가급적 농촌 현장을 직접 방문해 농민을 설득하고 있다. 또 추진단 내에 교육 평가팀을 만들어 농민에 대한 장기 교육 시스템을 갖출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이 교수는 “지난 3년간 농민들을 끊임없이 교육한 결과 술·담배 소비가 줄고 농작업 사고도 줄어드는 등 뚜렷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갈 길이 멀지만 교육만이 근본적인 처방”이라고 말했다.



그는 “위험한 작업환경을 이대로 방치한다면 농촌은 농사를 짓는 농민 대신 주말에 휴식을 위해 농촌을 찾는 도시민들로 가득 차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별기획취재팀=염호상(팀장)·박성준·안용성·엄형준·조민중 기자 tams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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