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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류 휩쓸린 실종자 서해로 갔을수도”

입력 : 2009-09-08 13:12:49 수정 : 2009-09-08 13: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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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기습 댐방류 참사… 수색작업 현장
아들구한 서강일씨 시신 인양하자 ‘울음바다’로
모래섬에 텐트 그대로… 급박했던 당시 보여줘
경기도 연천 임진강에서 갑작스럽게 변을 당한 실종자를 찾기 위한 수색작업이 이틀째 벌어진 7일 사고현장은 실종자 시신이 잇달아 인양되면서 울음바다로 변했다.

임진강 수난사고 현장지휘본부는 이날 오전 6시30분부터 2500여명의 인원과 헬기, 잠수장비, 고무보트 등 장비 800여대를 동원해 실종자 수색작업을 벌였다. 수색작업은 임진교부터 삼화교, 비룡대교, 리비교 등 23㎞ 구간을 4개 구간으로 나누고 한강, 서해까지 범위를 확대해 진행됐다.

119 구조대원 등은 잠수장비까지 동원해 시신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물속을 샅샅이 뒤졌다. 사고 범위가 워낙 광범위하고 유속이 빠르고 물이 혼탁해 수중에서 시야를 확보하기 어렵고 수초가 많아 수색에 애를 먹었다.

구조대는 이날 오전 10시22분쯤 사고지점에서 5㎞ 떨어진 삼화교 하류에서 서강일(40)씨의 시신을 발견한 데 이어 15분 뒤인 10시37분에는 삼화교에서 11.5㎞ 거리에 있는 비룡대교 하류에서 김대근(39)씨의 시신을 인양했다. 또 11시54분에는 장남교 하류 100m 지점에서 이경주(38)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이날 이른 아침부터 사고현장에 나온 유족들은 시신이 인양된 뒤 얼굴을 확인하고는 실종자 이름을 부르며 오열했다.

사망자 이경주씨의 형은 “혹시라도 동생이 살아 있을까 실낱같은 기대를 버리지 않았는데 막상 동생의 주검을 보니 망연자실하다”며 “예고 없이 댐을 방류한 북한이 과연 같은 민족인지 모르겠다”고 북한을 원망했다.

이씨의 가족들은 “형이 떠내려가면서 바위에 부딪혔는지 여기저기 멍이 들어 있는 등 너무 처참한 몰골이었다. 얼마나 아팠을까…”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서강일씨의 아내 한모씨는 “다른 사람들은 모두 ‘남편이 죽었을 것’이라고 얘기했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며 “싸늘한 시신으로 돌아온 남편 얼굴을 보니 억장이 무너지는 기분”이라고 울먹였다.

이틀째 강가에서 아들의 소식을 기다리던 서씨의 어머니는 “금쪽 같은 내 아들을 살려내라”며 혼절하기도 했다.

이날 날이 저물면서 수색작업이 종료되자 실종자 가족들은 초조함에 발을 동동 굴렀다.

실종자 백창현씨의 아내 김모씨는 이날 오후 늦게까지도 남편의 시신을 찾지 못하자 “애타는 심정을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겠느냐”며 “시신이라도 찾아야 하는데 하루가 지났는데도 아무런 성과가 없어 마음이 타들어간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수색 구간에는 강물이 불어나며 떠내려간 차량이 수심이 얕아지면서 군데군데 모습을 드러냈다. 특히 실종자 5명이 사고를 당하기 직전까지 텐트를 치고 머물렀던 모래섬에는 텐트 장비가 여전히 박혀 있어 당시의 다급함을 알 수 있게 했다.

박경준 연천소방서장은 “각종 장애물이 많아 실종자 수색에 어려움이 많았으나 실종자 6명 중 3명의 시신을 인양해 다행”이라며 “찾지 못한 3명의 실종자들이 급류에 휩쓸려 서해까지 떠내려갈 수도 있는 만큼 인양작업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천=박석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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