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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성기능장애 '혼자만의 고민'은 금물

입력 : 2009-08-26 11:39:46 수정 : 2009-08-26 11:3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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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중 3명 조루…50세 이상 절반 발기부전

[이코노미세계] 30대 초반의 젊은 부부가 진료실에 들어섰다. 여성은 수줍은 얼굴로 남편과 함께 의사 앞에 앉았다. 의사가 물었다. “성관계는 보통 삽입 후 몇 분 정도 하시죠?”

남편 : “한 3분정도요.”

부인 : (어처구니 없다는 표정으로) “선생님 아니에요. 3분은 무슨…. 3분 정도면 오지도 않았죠. 1분도 채 안돼요.”

남편 : (부인을 흘겨보며) “너는 무슨 말을 그 따위로 하냐.”

부인 : “내가 틀린 말 했어? 병원 왔으면 말을 제대로 해야 될 거 아냐.”

진료실 안에서는 한동안 부부싸움이 이어졌다. 길맨비뇨기과 이경구 원장은 “3분과 1분이라는 ‘겨우 2분 차이’로 싸움을 하느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 부부가 느끼는 행복과 만족감은 ‘3배 이상의 차이’를 느끼고 있는 것”이라며 “이런 일은 특정 부부만 겪는 문제가 아니라 상당수의 부부들, 특히 젊은층에게서도 많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국내 성인 남성들이 겪는 가장 흔한 성기능 질환은 조루증이다. 10명 중 3명이 조루증이 있거나 자신이 조루증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대한남성과학회가 지난해 19세 이상 성인남성 203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본인판단에 따른 조루증의 유병율도 27.5%로 나타나 통계와 비슷했다. 국내 성인남성 인구를 1700만 명으로 보면 국내에는 500만 명 정도의 조루증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발기부전 환자의 2배가 넘는 수치다.

조루증에 대한 명확한 정의는 내려져 있지 않다. 2004년 미국 비뇨기과 학회에서는 조루증을 질 내 삽입 전이나 직후에 금방 사정 돼 성파트너 쌍방 혹은 개인에게 고통을 유발하는 경우 로 정의했다. 최근 국제성의학회에서는 질 내 삽입 후 1분 이내에 사정이 일어나면서, 사정 조절능력이 없고, 이로 인해 괴로움이나 불편을 동반하는 경우 로 정의했다. ‘1분’이라

는 명시 때문에 사정 시간이 1분 1초를 하는 사람은 조루가 아니다는 식의 판단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전반적인 시간과, 사정조절능력, 성교의 만족도, 성관계시 본인과 파트너에게 고통 혹은 괴로움을 주는지 등이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되고 있다.

조루증은 심리적인 요인과 문화적 특성도 영향을 미친다. 홀인원비뇨기과 노상휴 원장은 “육체노동자보다 정신노동자들이 스트레스가 높고 성적욕구가 감퇴되는 현상을 겪는 이유는 항상 긴장상태에서 지내기 때문에 교감신경의 과도한 항진 상태가 지속되고, 이것이 사정을 빠르게 하도록 한다”고 지적했다.

조루증 다음으로 많이 나타나는 질환이 발기부전이다. 발기부전은 만족할 만한 성행위를 위한 발기가 이루어지지 않거나, 유지하지 못하는 상태가 지속되는 상태 를 말한다. 

발기부전을 흔히 나이가 들면 의례 오는 증상이라든지 스트레스 등의 정신적인 원인에 의한 것이라고 여기기 쉬우나 심리적 이유 외에도 비만, 고혈압, 고지혈증, 혈관질환 또는 당뇨 등의 혈관, 신경계 질환 등과 동반하여 나타나는 기질성 발기부전, 또는 이 같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발병될 가능성도 높다.

지난 2004년 대한남성과학회가 한국화이자제약의 후원으로 조사 발표한 국내 발기부전 대규모 역학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한민국 40대 이상 남성 두 명 중 한 명이 발기부전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 결과 40대의 33.2%, 50대 59.3%, 60대 79.7%, 70대 82%가 발기부전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연령이 많을수록 유병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회적으로나 가정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40~50대 중년층의 절반 정도(43.4%)가 발기부전을 겪고 있었다. 또 만성질환, 즉 당뇨병, 고혈압, 심장질환, 소화기계 질환, 근골격계질환, 생식기계질환 등을 가진 환자군에서 발기부전 유병률이 약 2~4배까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병 1.92배, 고혈압 2.28배, 심장 질환 3.13배, 소화기계 질환 1.99배, 근골격계 질환 2.6배, 생식기계질환 3.44배).

이처럼 조루와 발기부전이 상당수의 남성에게 나타나는 질병임에도 아직까지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않는 경우가 많다. 발기부전치료제 등장 이후 성기능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고 치료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비율이 높아지고는 있지만 전문의들은 "좀 더 적극적인 치료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자신에게 맞는 치료법을 선택하고, 수술 등은 신중하게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조루증과 발기부전의 여러 치료법을 알아봤다.

<조루증 치료법>

◆경구용 조루증치료제= 오는 9월말 국내에 시판 예정인 먹는 조루증치료제 프릴리지 는 신경전달물질 중 사정중추 내 ‘세로토닌’이라는 특정한 신경전달물질을 증가시켜 사정시간을 지연시킴으로써 조루의 근본 원인을 해결, 증상을 개선시킨다.

전체 임상 참여자 사정시간의 변화를 놓고 보았을 때, 원래 1분 미만이었던 사람들은 프릴리지 복용 후 용량에 따라 2분5초에서 2분8초까지 4~4.6배까지 증가했다. 당초 1분 이상이었던 사람들은 4분2초에서 7초까지, 3~3.3배 증가했다. 절대적 숫자만으로는 1분 이상 환자군의 시간이 더 길어졌다고 할 수 있지만, 배수로 따졌을 때에 1분미만 환자군에서 갖는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났다.

◆행동요법= 행동요법은 조루에 대한 초기 연구가 진행되던 1950년대부터 있었던 방법으로, 이전부터 널리 사용되어 왔다. 이는 조루가 일어나는 원인이 성관계 시 극치감 이전 단계에서 성적 자극에 충분히 집중하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한다는 가정하에 생겨난 방법으로, 귀두짜기(squeezing) 나 멈췄다 다시 하기(stop & Start) 등이 있다. 이러한 행동을 통해 심리적인 긴장감을 순간적으로 조절함으로써 사정을 지연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행동요법은 단기적으로 약간의 효과를 볼 수 있으나, 이를 위해서는 파트너의 인내와 협조가 반드시 필요한데다 효과가 미미하다.

◆국소마취제(국소도포제)= 국소마취제는 주로 스프레이나 젤, 크림(연고) 등의 형태로, 남성의 성기에 직접 도포, 가장 민감한 부위를 국소적으로 마취시켜 과민도를 낮춤으로써 사정을 지연시킨다. 이는 조루의 발생원인이 음경과민이라는 것에 근거하고 있다. 이러한 제품에 사용되는 원료의 대부분은 리도카인이나 벤조카인인데, 이는 피부과나 치과 등에서 사용되는 부분 마취제 성분 중 하나이다. 이 제제의 연간 소비량은 국내에서만 약 520만개에 달한다. 이러한 제품은 일시적으로 감각을 둔화시켜 사정시간을 연장시킬 수는 있지만, 효과가 길지 않고 피부과민반응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또 관계 전에 도포했다가 효과가 발현되는 약 20~30분 후에 맞춰 성관계를 해야 한다. 또 반드시 여성 질 내 삽입 전 깨끗이 세척해야 하는 등 불편함도 많다. 만약 삽입 전 세척을 하지 않는 경우, 파트너의 감각까지도 마비시켜 오히려 만족감이 떨어질 수 있으며, 여성 질 내에 흡수되어 피부질환을 일으키기도 한다. 게다가 리도카인 을 함유한 의약품은 의사 처방 없이 사용했을 경우 환자가 사망할 가능성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러한 제품으로는 리도카인 성분의 파워겔, 비엠겔 등 연고, 사노바 등 스프레이 형태가 있다.

◆마취 콘돔= 본래 성병 예방과 피임을 목적으로 보급되었던 콘돔이 최근에는 사정 시간을 지연시켜주는 마취 콘돔 출시로 조루 치료법으로도 기능하게 되었다. 일명 변강쇠 콘돔이라고도 불리는 마취 콘돔에는 국소마취제인 벤조카인 이 우유빛 크림 형태로 콘돔 내부에 들어있는데 콘돔을 착용한 채 성관계를 가지면 성기가 서서히 마취된다. 유니더스의 ‘롱러브’ 등이 대표적 이다. 일시적이나마 조루를 다스릴 수 있으며 구입 시 간편하다는 점에서 점수를 얻고 있는 마취 콘돔은 도포형 국소마취제의 기능과 크게 차이가 없는 만큼 그 부작용도 비슷하다. 먼저 마취 콘돔을 장기간 사용했을 경우 귀두 감각이 지나치게 둔화되어 발기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으며 안과 밖을 바꿔 착용했을 경우 마취제가 여성의 몸에 스며들어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또 콘돔 착용으로 인해 성기가 마취된 상태이므로 성관계 도중 오럴섹스를 즐기는 커플의 경우 여성의 입에 마취제가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음경배부신경차단술= 좀 더 확실한 조루 치료법을 갈구하는 남성들을 위해 탄생한 음경배부신경차단술. 이 수술은 음경에서 귀두로 가는 신경의 일부를 선택적으로 차단하여 과민한 감각을 둔화시키는 원리로 이루어진다. 남성 스스로 민간요법을 실행하거나 국소마취제 등을 사용하는 것보다 전문의의 진단을 거치기 때문에 좀 더 확실하고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특히 귀두의 예민함이 조루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사람의 경우 수술 만족도가 90∼95%로 높다.

그러나 귀두의 과민성에 의한 조루 환자가 아닐 경우에는 효과가 거의 없다. 그러므로 수술을 결정하기 전, 반드시 검사를 통해 환자의 조루 발생 원인이 음경의 과민한 감각 때문인지, 예민성은 어느 정도인지를 측정하여 수술 적합성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

또 신체의 신경 일부를 절제하는 수술이기 때문에, 이상 감각이나 무감각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위험성이 있다. 때문에 임상경험이 풍부하고 고도로 숙련된 전문의에게 자세한 상담과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발기부전 치료법>

발기부전 치료는 크게 비수술과 수술 치료로 나뉜다. 비수술적 치료로 주로 쓰이는 방법으로는 경구용 발기부전치료제 복용이나 음경해면체 내 자가주사요법 등이 있다. 수술적 치료로는 크게 음경보형물삽입술과 혈관수술 등이 있다. 그리고 발기부전치료에 앞서 전립선질환, 스트레스, 과도한 음주, 흡연 등 위험인자를 우선적으로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구용 발기부전치료제= 성관계전 복용하여 발기를 얻는 방법으로, 편리하다는 특성 때문에 선호되는 방법이다. 국내에는 비아그라, 시알리스, 레비트라(야일라), 자이데나, 엠빅스 등 총 6종류의 약이 시판되고 있다. 약마다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대부분 성관계 30분∼1시간30분 사이에 복용하고, 약효 지속시간(발기가 되어있는 시간이 아니라 발기가 될 수 있는 약효가 있는 시간)은 4∼36시간 정도다. 최근에는 저용량으로 매일 복용하는 약도 나와 있다. 두통이나 안면홍조 등을 일으킬 수 있는 단점이 있고 심근경색 등으로 유기질산염을 복용중인 환자는 금기해야 한다.

◆음경해면체내 자가주사요법= 성관계전 본인이 직접 음경에 주사제를 투여하여 발기를 얻는 방법이다. 먹는 발기부전 치료제에 효과가 없거나 두통, 안면홍조 같은 부작용 때문에 사용이 어려운 경우에 선호되는 방법이다. 부작용이 적고, 발기 효과가 강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주사에 대한 부담감, 음경발기지속증, 해면체 섬유화 가능성의 단점이 있다.

◆음경보형물 삽입술= 음경보형물삽입술은 음경해면체를 모두 제거하고 이루어지는 비가역적인 수술이므로 다른 치료법으로 효과가 없는 경우에 제한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그러므로 최후의 방법으로 생각하면 되는 방법이다. 다른 치료법에 반응을 전혀 보이지 않는 중증 이상의 발기부전 환자에게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필요에 따라 조작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일단 시술한 후에는 영구적으로 자연발기를 소실하게 된다.

◆혈관수술= 혈관수술은 크게 음경정맥재건술과 음경동맥 재건술로 나뉘는데, 음경정맥재건술은 발기부전 치료법으로 권장하지 않고, 음경동맥재건술은 다른 부위의 혈관질환 증거가 없이 건강한 환자에서 국소적인 동맥의 폐쇄로 인하여 발기부전이 유발된 경우에만 적용할 수 있다.

◆진공흡입기= 진공흡입기는 손으로 작동하는 진공펌프로 음경에 혈액을 끌어 모아 작동한다. 음경을 먼저 플라스틱 실린더에 넣고 계속해서 공기를 빼내 진공 상태가 되면 발기가 된다. 그 다음에 고무링이나 압축 밴드로 음경 근부위를 둘러 싸 발기상태를 유지하는 방법이다. 부작용으로는 통증, 음경의 감각 저하, 상처 등이 있으며 실패율도 높다. (도움말 : 길맨비뇨기과 이경구 원장·홀인원비뇨기과 노상휴 원장)

임삼미 기자 sml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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