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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개점 허용 ‘이마트…’ 쌍문점 일대 가보니

입력 : 2009-08-01 03:33:36 수정 : 2009-08-01 03:3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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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M ‘북적’ 인근상점 ‘썰렁’…지역상인들 “먹고살 길 막막” 지난 30일 오후 서울 도봉구 쌍문동 ‘이마트 에브리데이’.

기업형슈퍼마켓(SSM) 사업이 이날부터 사실상 전면 중단됐지만 이 매장은 마지막으로 개점이 허용됐다. 330㎡ 규모의 매장은 입구부터 사람들로 북적였고, 매장 안에는 물건을 구매하려는 인파로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
◇장바구니에 물건을 가득 담은 주부들이 지난 30일 오후 서울 도봉구 쌍문동 ‘이마트 에브리데이’ 입구에 설치된 간이계산대 앞에서 계산하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홍성환 인턴기자
4개의 계산대 앞은 장바구니에 하나 가득 물건을 담은 주부들이 길게 늘어섰다. 이마트 측은 급히 매장 외부에 2곳의 간이계산대를 설치했지만 늘어선 줄은 오후 늦게까지 줄어들 줄 몰랐다. 특히 사은품을 나눠 주는 곳과 배달 접수를 받는 곳에는 인산인해를 이뤘다.

그러나 인근 슈퍼마켓과 상점에는 오후 내내 손님의 흔적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따금 담배를 사려는 사람을 제외하면 말 그대로 ‘개점 휴업’상태였다.

대형 유통업체들이 앞다퉈 뛰어들던 SSM 사업에 중소상인들의 반발이 거세자 중소기업중앙회는 이마트 에브리데이 쌍문점을 끝으로 당분간 신규 출점을 중단시켰다.

이 지역 상인들은 이곳을 마지막으로 개점이 중단된 데 대해 억울함을 드러냈다. 20년째 이 지역에서 제과점을 운영해온 김전숙(47·여)씨는 “중단할 거면 여기도 열지 말아야지 여기가 마지막이라고 하니까 더 속상하고 억울하다”며 “대형마트와 경쟁하려면 프랜차이즈 제과점으로 바꿔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이영숙(62·여)씨는 “2년 전에 하나로마트가 들어서더니 이젠 이마트까지 들어와서 먹고살 일이 막막하다”며 “오늘 매출이 평소보다 75%나 떨어졌는데, 이마저도 담배를 팔아서 번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개장한 지 하루밖에 안 됐으니 앞으로 더 지켜봐야겠지만 앞으로 상황이 계속 이렇다면 업종 변경까지 고민해 봐야 할 것 같다”고 한숨지었다.

이마트 에브리데이와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둔 곳에 있는 49.5㎡ 규모의 농협 하나로마트도 손님이 없긴 마찬가지였다. 하나로마트 안태식(53) 소장은 “하루 사이에 매출, 손님 모두 70% 정도 줄었다. 이마트는 원가도 안 되는 상태에서 팔고 있으니 경쟁할 수 없다”며 “수익이 없으면 폐점될 수도 있는데 여기서 일하는 직원 6명 모두 실업자가 될 판”이라고 울상을 지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대체로 SSM 입점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다양한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고, 특히 동네 슈퍼마켓과는 달리 배달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편리하다고 입을 모았다.

주부 태주영(34)씨는 “대형 유통업체가 운영하는 곳이니 믿음이 간다”며 “가격도 저렴한 데다 배달까지 해주니까 앞으로 이곳을 자주 이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석희(62·여)씨도 “멀리 창동 이마트까지 다녔었는데 가까운 데 이런 곳이 생겨서 좋다”며 “사은품도 많아 오늘 많이 얻어 가는 기분”이라고 흡족해했다.

이태영 기자, 홍석란·홍성환 인턴기자 wooah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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