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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3일 국내에 정식 론칭한 네이키드뉴스코리아(NNK)의 여성 앵커들. |
여성 앵커가 옷을 벗으며 뉴스를 방송하는 ‘네이키드 뉴스’가 한국에 상륙한 지 일주일이 지났다.
세계적인 명성(?)을 등에 업고 출발한 터라 네이키드뉴스코리아(NNK)의 출범에 네티즌과 업계 관계자들은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지난달 23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론칭 발표회에 9명의 여성 앵커를 찍기 위해 몰려든 프레스의 취재 열기만으로도 NNK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실감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막상 호기심반 기대반으로 뚜껑을 열어본 이들의 반응은 냉랭하다.
네이키드뉴스를 접한 소감을 한마디로 응축하면 ‘네이키드’(알몸)는 있고 ‘뉴스’는 없다는 것이다.
‘애당초 뉴스를 기대하고 봤다니 순진한 척하지 마라’고 할 수도 있겠다. 어차피 네이키드뉴스를 시청하는 사람들이 새로운 저널리즘의 등장을 기대한 것은 아니다.
NNK가 노린 것이 바로 여성 앵커에 대한 남성들의 성적 판타지다. 즉 뉴스라는 프레임 속에 여성의 몸을 전시하고 상품화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상술이 통하려면 진짜라고 착각할 정도는 아니어도, 진짜라고 믿고 싶을 정도의 잘 짜인 프레임이 구축돼야 한다.
그런데 한 달 넘게 전문교육을 받았다는 여성 앵커들은 대본을 읽는 것조차 버거워 보였다. 뉴스 진행자가 벗는 게 아니라 벗으려고 작정한 여성이 벗기 위해 마지못해 대본을 읽어내려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지상파 방송의 앵커 수준을 기대했느냐고 또 타박할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돈 주고 ‘벗는 앵커’를 보길 기대한 시청자가 “인터넷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성인물만도 못하다”고 느낀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뉴스 콘텐츠 선정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네이키드뉴스를 시청한 한 30대 초반 남성은 “명색이 아나운서인데 대본을 줄줄 읽는 것도 거슬렸지만 다른 방송에서도 얼마든지 접하는 뉴스, 별로 흥미없는 뉴스를 하니 더 재미가 없었다”며 “해외 네이키드뉴스와 비교해 앵커나 콘텐츠 수준 차이가 심하다”고 말했다.
노출 수위로 보자면 야한 동영상만 못하고, 뉴스로 보자니 도통 들리지가 않으니 “어차피 돈 주고 보는 거라면 야동 보는 게 낫겠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이다. 반면 토크쇼, 메디컬 클리닉 등의 프로그램은 오히려 뉴스보다 흥미있다는 평가도 있었다.
한 30대 후반 남성은 “성인물다운 소재와 대화가 흥미로웠지만 앞으로 싱싱한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제공되느냐에 따라 유료회원을 계속할지 결정할 것 같다”면서 “남성들이 선호하는 스타일의 여성앵커가 새로 등장한다면 성인유료인터넷방송으로서 아나운서들도 성인스타로 거듭날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논란이 됐던 15세 이상 관람가에 진행자들의 노골적인 성적 대화가 담긴 토크쇼 등의 프로그램을 수정, 편집 없이 그대로 내보내고 있는 것은 향후 논란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도 네이키드뉴스에서 뉴스를 기대하는 잠재 유료시청자가 있다면 이 말을 해주고 싶다. “색다른 뉴스를 기대하십니까. 실망하지 마십시오. 이것은 단지 성인물입니다.”
김수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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