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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총 강·온 대립 표면화… 조직 '흔들'

입력 : 2009-02-06 22:00:09 수정 : 2009-02-06 22: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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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파문 확산
수습책 싸고 "지도부 총사퇴하라" "물러날 사안 아니다"
"더이상 사회적 약자 얘기하지 마라" 홈피엔 비난글 쇄도
민주노총의 성폭력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지도부 4명이 사퇴의사를 밝힐 정도로 위기에 봉착했고, 안팎의 거센 비난에 직면했다. 민주노총은 사건이 불거진 뒤 여러 차례 회의를 갖는 등 파문을 진화하려 고심하지만 수습책을 놓고 계파 간에 시각차가 커 조직이 흔들리고 있다.

◆확산되는 파문… 계파 갈등도 커져=허영구 부위원장 등 4명은 6일 민주노총 홈페이지에 “2008년 12월 민주노총 중앙간부에 의해 발생한 성폭력 사건의 책임을 지고 부위원장을 사퇴한다”는 짤막한 글을 남겼다. 강경파를 대변하는 허 부위원장 등의 사퇴로 민주노총 내부의 계파 갈등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대화와 투쟁을 병행해 상대적으로 온건파로 분류되는 이석행·진영옥 체제는 지난해부터 강경파로부터 “지도력이나 대정부 투쟁력이 없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강경파들은 현 집행부가 도덕적 책임을 지고 총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온건파는 “간부 개인의 문제이고 지도부가 사퇴할 사안은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노동계는 이번 사태가 오는 5월 차기 집행부 선거와 맞물려 상당한 후폭풍을 몰고올 것으로 보고 있다.

비난 여론이 커지는 것도 큰 부담이다. 노동계의 한 관계자는 “진보 성향의 단체가 가져야 할 첫째 덕목인 도덕성이 이번 사건으로 크게 훼손됐다”며 “진보 진영 전체가 얼굴을 들 수 없게 된 것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노총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1500만 노동자의 희망이 아니라) 1500만 치한들의 희망”(ID 민노총), “민주노총의 이름으로 사회적 약자를 얘기하지 마라. 창피하다”(ID 창피하다)는 등의 비난글이 쇄도하고 있다.

◆성폭행 사건 전말은=전국민주노동조합연맹 K씨는 지난해 당시 수배 중이던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을 자신의 집에서 숨겨줬던 여성 조합원 A씨의 집에 심야에 찾아가 수차례 성폭행을 시도하고, 민주노총은 조직적으로 이를 은폐하려고 했다.

A씨의 대리인인 김종웅 변호사에 따르면 민주노총은 이 위원장이 검거된 직후인 지난해 12월6일 K씨 등 간부 3명을 A씨에게 보내 허위진술을 강요했고, 다음날 A씨를 불러내 서울 영등포구 등지에서 만난 후 A씨가 귀가하기 위해 택시를 타자 K씨는 강제로 동승한 뒤 성추행을 시도했다.

A씨는 집으로 들어간 뒤 K씨에게 돌아가라고 요구했지만 K씨는 문 밖에서 이상한 소리를 내며 성추행을 재시도했다. A씨가 문을 조금 열고 “돌아가라”고 말하는 틈을 이용해 K씨는 A씨의 집에 들어가 여러 차례 성폭행을 시도했지만 A씨의 완강한 저항으로 미수에 그쳤다.

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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