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육군의 한 관계자는 27일 “사건이 발생한 GP에 근무 중인 황모 이병을 유력한 용의자로 어제 저녁 긴급체포했다”며 “수사관들이 황 이병에게서 범행을 자백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육군수사본부는 폭발한 수류탄에 사용되던 녹색테이프가 황 이병의 관물대 근처에서 발견돼 이를 추궁한 결과 자백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내무반에서 폭발한 수류탄 안전 손잡이 등에서도 황 이병의 지문과 체액 등이 발견됐다. 수사본부는 유전자(DNA) 감식 등 과학적인 수사기법을 동원해 단서를 확보했다.
그러나 수사본부는 황 이병이 진술을 번복하는 등 수류탄을 투척한 정확한 동기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7월 입대한 황 이병은 최전방 근무에 적응하지 못하고 어려움을 겪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본부는 황 이병에 대한 ‘집단 따돌림’ 등 가혹행위가 있었는지 집중 조사하고 있다. 군의 한 관계자는 “황 이병은 GP 근무가 힘들고 지난 8월30일부터 진행되고 있는 GP시설 개선공사가 힘들었다는 등의 진술을 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진술이 오락가락해서 정확한 사건 동기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조사 결과 황 이병은 사건 당일인 지난 23일 초소 근무를 마치고 복귀하던 중 GP 상황실에서 이모 이병의 탄통에 든 수류탄을 몰래 가지고 나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부상자 5명과 같은 침상의 안쪽 두 번째 자리에 있었던 황 이병은 안전핀과 안전고리(안전클립)를 뽑아 취사장 쪽으로 버린 뒤 출입문 쪽으로 수류탄을 던진 것으로 추정된다.
수사본부의 한 관계자는 “상황실에서 수류탄을 훔칠 당시 선임병들이 이를 눈치채지 못하고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는 황 이병의 진술을 토대로 당시 상황실 근무자들이 복무규정을 위반했는지에 대해 추가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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