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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만원 "악플 진원지는 모략" … 진중권 "70년대 반공 초딩 글"

입력 : 2008-11-18 17:55:24 수정 : 2008-11-18 17:5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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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 지만원 씨가 운영하는 '시스템클럽' 홈페이지 캡처 >

  군사평론가 지만원 씨가 탤런트 문근영을 '빨치산 선전용'이라고 비판해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지만원 씨는 지난 14일과 15일에 걸쳐 이틀간 자신이 운영하는 홈페이지 '시스템클럽'에 '배우 문근영은 빨치산 슬하에서 자랐다'와 '문근영은 빨치산 선전용'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해당 글에서 그는 "문근영의 선행이 알려지는 것은 빨치산을 옹호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음모론'과 '색깔론'을 제기했다.

  이에 앞서, 문근영은 13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창립 10주년을 맞아 익명으로 밝힌 최고 개인 기부자로 알려지면서 큰 화제를 모았다. 문근영은 아역 탤런트 시절부터 8억 5000만원이라는 거액을 기부해왔는데, 추측만 무성했던 그의 선행이 공식 확인되자 네티즌들은 "역시 선행천사 문근영", "큰돈을 선뜻 기부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닌데 대단하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당시에도 문근영의 가족사까지 들먹이며 그의 선행을 곱지 않은 시각으로 보는 무리가 있었다. 일부 네티즌들은 관련 기사 댓글란 등을 통해 '국민 여동생'이라는 그의 호칭을 비꼬며 "인민 여동생", "좌익연예인" 등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이는 문근영의 외할아버지 故 류낙진옹이 1971년 통일혁명단 사건으로 30년 넘게 옥고를 치렀던 비전향 장기수라는 사실과 5.18 광주 민주화 운동에서 작은 외할아버지가 총탄에 맞아 사망하고, 이모, 외삼촌도 연행되어 고초를 당하는 등의 가족사가 알려졌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네티즌들의 반발을 사고 있는 점은 문근영이 2004년 북한을 직접 방문 '사랑의 연탄' 5만 장을 전달한 것과 그의 외할아버지 故 류낙진옹이 2005년 세상을 떠날 당시 그의 유족이 조의금 전액을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에 전달 한 것 등이다. 이들은 문근영이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측에 소아암어린이 돕기 명목으로 전달한 기부금 역시 같은 맥락에서 평가절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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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근영이 기부하면서도 익명으로 한 것은 이러한 가족사로 인해 애꿎은 논란이 불거질 것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측은 문근영 측에게 10주년을 맞아 신원을 공개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설득했으나 한사코 거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공동모금회 측이 이 익명의 기부자에 대해 "탤런트이자 영화배우인 20대 여성 연예인"이라고 밝히면서 과거 기부 경력에 비춰 문근영이 익명의 기부자로 유력하게 거론됐고, 결국 네티즌 수사대와 일부 언론 보도로 어느 정도 공개되면서 협회 차원에서 사실을 공표했다.

  이후 문근영의 기부 선행은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보도됐고, 관련 기사 밑의 일부 악의적인 댓글은 논란을 넘어 정치적, 사회적 문제로 크게 확산됐다. 이 과정에서 우파논객으로 알려진 지 씨의 글이 불을 지폈다. 그의 의견에 동조하는 추종자들이 나타났고, 이에 문근영을 옹호하는 네티즌들의 반발도 더욱 거세졌다.

  지 씨가 홈페이지에 게재한 글은 언론 보도로 인해 더 많은 이들에게 알려져 온라인상에서의 논란을 가열시켰다. 지 씨 자체에도 대중의 관심이 쏠렸다. 일부 그의 주장에 옹호하는 의견도 있었지만, 대다수의 네티즌들은 문근영의 선행을 빨치산과 연결한 점에 불쾌해하며 그의 홈페이지와 관련 기사 댓글란 등을 통해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그럼에도 지 씨의 주장은 멈추지 않았다.

  17일 '북한의 공작과 문근영 케이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지 씨는 "문근영의 선행은 기부의 모범으로 칭송할만하지만, 띄워 주는 형태와 내재한 숨은 메시지를 문제 삼는 것"이라고 해명하며 발언 수위를 한 단계 낮추는가 싶더니 18일에는 다시 '문근영은 좌익여동생'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문근영의 선행은 좌익언론들에서 이미 선행이 아니라 정치적 무기였다"며 "문근영은 빨리 '좌익여동생'이라는 딱지를 떼야 하며, 좌익운동과 빨치산 활동을 '통일운동', '애국열사'로 표현한 좌익언론들의 묘사는 '문근영 악플'에 비교할 바가 못 되는, 대한민국을 비하하는 '거대한 악플'"이라고 반박했다.

  지 씨는 영화 '미인도'에서 문근영과 마찬가지로 신윤복으로 변신한 배우 김민선에 대해서도 독설을 뿜었다. 그는 김민선에 대해 "'광우병이 득시글거리는 소를 뼈 채로 수입한다니 어이가 없다. 차라리 청산가리를 입안에 털어 넣는 편이 오히려 낫겠다'고 말해 물의를 일으켰던 배우"라고 소개하며 "김홍도는 역사에 기록된 인물, 신윤복은 기록되지 못한 인물인데, 역사에 기록되지 못한 자를 띄워서 기존의 정통사관을 뒤집고, 사회 저항을 정당화시키려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신윤복 역을 맡은 두 여배우가 이념적인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도 지 씨는 18일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내가 기부문화에 찬물을 끼얹는다. 아름다운 기부자를 빨치산 가족이라며 색깔을 씌우고 있다. 내가 악플의 진원지다 하는 것들은 모두가 모략"이라며 "좌익세력에 의한 인민재판이란 생각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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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 진중권 교수가 진보신당 게시판에 올린 글 중 일부 발췌 >

  한편, 진중권 중앙대학교 겸임교수가 지 씨의 주장을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진 교수는 "조선일보도 혀를 내두르는 저 망언을 정말로 믿는 애들이 있다는 겁니다"라며 지 씨의 주장을 문근영에게 쏟아지는 악플의 근원지로 지목했다.

  진 교수는 18일 새벽 진보신당 당원 게시판에 '간첩들의 암호 신윤복 코드?'라는 글을 올리고 "지만원 씨의 상상력이 날이 갈수록 빛을 발합니다. 개그계에서 바짝 긴장해야겠어요. 이 분이 나이가 드시면서 점점 앙증맞아지시는 것 같아요. 70년대에 반공 초등학생이 쓴 글을 보는 듯 합니다. 발상이 아주 앙증맞아요"라고 비꼬았다.

  이어 진 교수는 "국민 여동생이라 불리는 문근영까지, 심지어 선뜻 내놓기 어려운 거액의 기부에까지 굳이 빨간색 배경을 만들어주지 않으면 못 견디는 저 집요함은 분명 정상이 아니죠"라며 "이 모두가 반공주의가 일으킨 사회적 강박증이라 할 수 있지요"라고 판단했다.

  마지막으로 진 교수는 "듣자 하니 '사이버 모욕죄'라는 것을 한나라당에서 도입한다고 하더군요"라며 "그 법을 제일 먼저 (문근영에게 악플을 단) 얘들에게 적용하는 것은 어떨까요? 앞으로 검찰의 활약을 기대합니다"라며 글을 마무리했다.

  이와 관련 문근영 측은 "곤혹스럽지만 법적 대응이나 수사 의뢰 가능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일일이 그것에 신경을 쓸 시간이 없고, 일단은 하고 있는 작품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문근영은 SBS 수목 드라마 '바람의 화원'에서 남장여자 신윤복으로 분해 열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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