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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쪽같은 내아들… 살려내라” 유족들 '눈물 바다'

입력 : 2008-08-21 10:16:51 수정 : 2008-08-21 10: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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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변재우 소방관 노모 남편·딸이어 아들도 잃자“내가 죽었어야 하는데…”
李대통령 유족들 위로 이명박 대통령이 20일 서울 은평구 대조동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다 순직한 소방관들의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유족들을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어떻게 얻은 아들인데 이렇게 허무하게 가다니. 세상을 다 준다고 해도 바꿀 수 없는 아들인데….”

20일 서울 은평구 나이트클럽 화재 진압 도중 숨진 변재우(34) 소방사의 어머니 최모(67)씨는 아들의 시신이 있는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오열했다.

최씨는 변 소방사 동료들의 부축을 받고 겨우 빈소가 마련된 장례식장 지하 2층으로 내려갔다. 그러나 최씨는 내려가는 엘리베이터에서도 두 발을 뻗고 주저앉아 연방 아들 이름만 애타게 불렀다. 최근 위암 수술을 받은 최씨는 “세상이 망해도 내 아들은 안 된다. 세상에 둘도 없는 금쪽같은 내 아들 살려내라”며 통곡했다.

미혼인 변 소방사는 지난해에 지병으로 아버지를 잃고, 심장마비로 여동생마저 숨진 데 이어 자신까지 변을 당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임상병리 관련 제조업체에서 일하다 2년의 공부 끝에 지난해 4월 소방에 투신한 변 소방사는 겨우 1년을 조금 넘긴 시점에 사고를 당해 동료들의 가슴을 더욱 아프게 했다.

함께 숨진 조기현(45) 소방장은 결혼도 하지 않은 채 홀아버지(84)를 모신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조 소방장의 형이자 현재 동대문구 용두119안전센터에서 근무 중인 민호(49)씨는 “다른 길을 가려 했던 동생을 소방의 길로 권유한 내가 죄인”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번 사고로 숨진 3명 중 유일한 기혼자인 김규재(41) 소방장은 11살, 13살 된 두 아들과 부인, 노모를 두고 있어 슬픔을 더했다.

이날 분향소에는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오세훈 시장,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 정세균 민주당 대표 등이 찾아 숨진 소방관들의 넋을 기렸다. 이 대통령은 정정기 서울소방방재본부장에게 “(순직자들이) 뛰어들어가지 않을 수는 없었느냐”고 물은 뒤 정 본부장이 “철골이 통째로 주저앉았다”고 보고하자 “안 무너지게 할 수 없었나. 어떻게 그런 일이…”라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조민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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