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일보가 31일 부동산 전문가 6명(박원갑 스피드뱅크 연구소장,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 이영호 닥터아파트 리서치센터장, 김규정 부동산114 부동산콘텐츠팀장, 최문섭 서울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 함영진 부동산써브 연구실장)에게 2008년 부동산시장 전망을 의뢰한 결과, 4명의 전문가가 집값 상승을 전망한 반면 2명은 안정을 예상했다. 전세시장은 재건축·재개발 사업지를 중심으로 국지적인 상승을 예상한 이들이 많았다. 전문가 대부분은 또 유망 부동산 투자처로 공급 축소와 전세수요로 연 10%의 임대수익이 예상되는 오피스텔을 꼽았다.
◆주택시장 상승 반전 vs 시장 안정=전문가들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아파트시장의 경우 매매가 4∼5%, 전세가 3∼4%, 지방의 경우 매매가 0∼2%, 전세가 1∼2% 등 전국적으로 매매가 3∼4%, 전세가 2∼3%의 상승을 예상했다.
하지만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새 정부의 부동산·조세정책이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새 정부가 참여정부의 부동산 규제정책을 완화한다면 큰 폭의 가격 상승세가 나타날 수 있지만 규제 완화보다 시장 안정에 초점을 둔다면 큰 폭의 상승은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박상언 대표는 “새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기대와 경기 진작책에 힘입어 수요가 살아날 전망”이라며 “특히 총부채 상환비율이 완화된다면 투자수요가 다시 몰려 부동산시장이 활기를 띨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원갑 소장도 “부동산시장 대기 수요가 새 정부 출범과 4월 총선 등을 관망하면서 상반기에는 약세를 보이겠지만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며 “그러나 소득에 비해 집값이 크게 상승한 상태이기 때문에 상승폭은 ‘폭등’이라기보다 ‘회복세’에 가까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이영호 센터장은 “재건축·세금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가 큰 상황이지만 참여정부 기간 동안 아파트값이 큰 폭으로 올랐기 때문에 자칫 규제 완화로 집값이 폭등한다면 새 정부로서는 정권 초기부터 부담을 안고 갈 수 있다”면서 “새 정부가 규제 완화보다 시장안정에 초점을 맞추게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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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정 팀장은 “부동산 관련 대출 규제 지속과 금리 인상으로 매수 위축이 예상된다”면서 “올해 집값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서울·수도권지역의 경우 ‘소형 상승, 나머지 보합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내집 마련 전략과 관련, 분양가상한제 효과가 나타나는 2분기 이후를 적정시점으로 제시했다. 청약가점이 높은 청약자들은 광교신도시와 은평뉴타운 2지구, 판교신도시 잔여물량을 주의 깊게 살펴볼 것을 당부한 반면 청약가점이 낮거나 자금이 부족한 청약자들은 수도권 미분양 아파트와 장기적인 개발호재지역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피스텔이 유망 투자 1순위=전문가들은 올해 부동산시장에는 변수가 많은 만큼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안정적인 투자를 선호할 것을 당부했다.
전문가들은 올 부동산 유망 투자처 1순위로 오피스텔을 들었다. 오피스텔은 2005년 이후 지속적으로 입주 물량이 감소하는 데다 아파트 전셋값이 오르면서 대체 상품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함영진 실장은 “강남 테헤란로 주변은 2006년보다 2억∼3억원씩 올랐으며 전·월세도 평균 10∼20% 정도 뛰었다”면서 “교통이 편리한 역세권이나 업무지역과 가까운 도심은 많게는 연 10%대의 임대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남과 송파, 서초 등의 재건축·재개발 물건과 펜션, 상가도 관심대상으로 꼽혔다. 최문섭 소장은 “한정된 토지에서 양질의 주택을 제공하려면 결국 용적률을 높여야 한다”면서 “대지 지분이 높은 노후주택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조언했다. 박 대표는 “주5일 근무 정착과 레저인구 증가로 이용객이 크게 늘고 있는 펜션이나 건축물 분양에 관한 법률로 제도적 안정성이 보완된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박세환 기자
대중교통으로 30분만에 강남까지
부동산 전문가들은 올해 가장 주목해야 할 분양지역으로 경기도 광교신도시를 꼽았다.
오는 9월 분양예정인 광교신도시는 기존의 신도시가 베드타운으로 전락한 문제점을 해결, ‘일터·쉼터·삶터’의 기능을 함께 갖춘 친환경 미래형 도시모델로 조성된다. 최문섭 서울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명품 신도시를 지향하는 광교신도시는 은평뉴타운 2지구와 함께 2008년 분양시장 ‘으뜸’ 유망지역으로 꼽히는 곳”이라며 “청약가점이 65점 이상 되어야 당첨 안정권에 들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와 경기도시공사는 교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총 9조4000억원의 광교신도시 사업비 가운데 18%인 1조7000억원을 교통개선 대책에 쏟아 부을 예정이다. 이에 따라 서울 강남역까지 30분 이내에 도달할 수 있는 전철과 도로 등이 들어서게 된다.
용인 영덕∼서울 간 6차선 고속도로(2.6㎞)가 올해 개통되는 등 6개 구간 19.2㎞의 도로를 신설하는 광역교통 개선 대책도 마련돼 있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연구실장은 “광교신도시의 녹지율은 41.4%로 판교(35%) 김포(28%) 일산(22%) 분당(20%)보다 월등히 높다”면서 “66만㎡(20만평)가 넘는 2개의 저수지와 다른 신도시에 비해 월등히 낮은 인구밀도 등으로 쾌적한 주거환경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모두 3만1000가구가 들어서는데 올해 8395가구를 분양하고 ▲2010년 1만4175가구 ▲2011년 4184가구 ▲2013년 2300가구를 각각 분양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광교신도시 외에도 서울지역 유망단지인 은평뉴타운 2지구와 판교신도시 잔여분, 송도·청라지구 등을 2008년 관심 분양지역으로 추천했다.
박세환 기자 gre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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