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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만 해외입양인들은 소중한 국가 자원"

입력 : 2006-03-10 15:17:00 수정 : 2006-03-10 15: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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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인후원 사업 김다현 재유럽한인총연합회장 방한 “지금 23만명을 헤아리는 해외 입양인들을 국가차원에서 활용하는 방안이 필요합니다. 선진국에서 고등교육을 받고 제자리를 잡고 있는 이들의 상실감을 채워주고 뿌리가 한국임을 자랑스럽게 느끼도록 해줘야 합니다.”
최근 방한한 김다현(68) 재유럽한인총연합회 회장은 유럽지역 입양인후원회의 대부로 불린다. 김 회장은 1984년 자신이 운영하던 암스테르담지역 식당건물 2층에 별도 교육시설을 설치해놓고 유럽에서는 처음으로 민간차원에서 해외입양인 교육과 교류를 시작했다.
이후 김 회장은 2005년 들어서는 아예 세계입양인후원회를 설립, 자비를 털고 정부의 일부 후원을 받아 입양인들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기도 했다.
“입양인이 많이 있는 유럽에서 살다 보니 그들이 안쓰러워 시작한 것이었는데 이제 각 지역별 한인회가 개별적으로 입양인후원회를 잘 운영하고 있어 다행입니다.”
현재 독일과 영국, 프랑스 등 대부분의 유럽 국가에는 입양인들의 자체 모임이 있고 이들과 교류를 위한 입양인후원회가 설립되어 있다. 입양인후원회들이 각 지역별로 대거 설립된 후 유럽지역의 입양인들은 지역 한인들과 활발한 교류를 하고 있는 편이다.
“입양인후원회에서는 1년에 2∼3번씩 입양인들과 같이 모여 세미나도 하고 한국음식도 만들어 같이 먹으며 파티를 열기도 합니다. 각종 스포츠 행사에도 같이 움직이고 캠핑과 송년모임도 같이하면서 입양인들이 한인 2세들과 우애를 다지는 모습을 보면 보람을 느낍니다.”
하지만 김 회장은 “한국 정부의 입양인 정책은 잘못되어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입양인을 내보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사후관리가 잘되지 않는 것이 문제라는 것.
“해외 입양인들은 자신의 뜻과는 달리 사실 해외로 팔려나간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런데 이들 중 95% 이상은 선진국에서 고등교육을 받고 변호사, 의사, 교수 등 전문직이나 공무원, 회사원들로 주류사회에 속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들을 한국에 데려다 보살피고 품어주면서 한국을 잘 알리는 것이야말로 한국을 해외에 제대로 알릴 수 있는 길 중의 하나가 될 것입니다.”
김 회장은 정부의 재외동포정책에도 적지 않은 문제가 있다고 일갈을 가했다. 재외동포를 대표하는 여러 가지 조직을 만든 탓에 전 세계 재외동포들 간에 반목과 갈등이 생겨날 소지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또한 재외동포들 사이에서도 사소한 일로 외국 법정에서 싸움을 벌이는 일이 잦아지는 것도 자제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1970년대 파독광부로 네덜란드에 정착한 김 회장은 유럽한인사회를 대표하는 인물로 꼽힌다. 1989년 조직된 유럽연합회가 유명무실하게 되자 2000년 조직을 정비해 유럽한인총연합회로 지금까지 이끌어오고 있다. 그런 그가 건네는 말은 자못 의미심장하다.
“고국에서 좋은 소식이 들려오기만을 바라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부끄러운 일이 해외에 널리 알려져 동포들을 낯뜨겁게 하는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임정빈 기자
jbl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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