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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쏟아지려거든 물구나무서기를 해봐 그럼 눈물이 안 흐를거야”

입력 : 2012-04-19 18:11:08 수정 : 2012-04-19 18: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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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점프 아쉰
스타 펑위안 남성미 뿜어내는 청춘 스포츠드라마
“여기(안마에) 손 올려 만져보렴. 이게 진짜 말이라고 생각하고 갈기를 어루만지며 대화를 나누는 거야. 네가 있어서 우리가 체조를 할 수 있어…. 남자체조는 안마, 마루, 링, 도마, 평행봉, 철봉 이렇게 여섯 종목이야. 모두 차가운 기구들이지. 열정이 없다면, 관계를 적립하지 못한다면 넌 영원히 공포심에서 벗어나지 못해. 상상력을 이용해서 대화를 해 봐.” ‘점프 아쉰’은 대만의 린위셴 감독이 체조선수였던 친형의 이야기를 스크린에 옮긴 작품이다. 감독은 어린 시절 자신에게 큰 영향을 끼쳤던 형의 이야기를 애정 어린 시선으로 담아내고 있다. 체조를 소재로 했던 전작 ‘점프 보이즈’의 첫 장면은 ‘점프 아쉰’의 마지막 장면과 이어진다. 체조코치가 된 형이 아이들을 가르치는 이야기가 ‘점프 보이즈’다.

‘점프 아쉰’은 대만을 대표하는 청춘스타로 떠오른 펑위옌의 남성적이고 강인한 매력이 화면 가득 뿜어져 나오는 청춘 스포츠드라마다. 로맨스 영화 ‘청설’에서 사랑에 모든 것을 헌신하는 순수하고 귀여운 청년 티엔커로 우리나라 관객들에게 얼굴을 알렸던 그가 ‘점프 아쉰’의 남자주인공 아쉰으로 돌아온 것이다.

펑위안은 전작과는 다른 섹시하고 강렬한 매력을 ‘작심한듯’ 선보인다. 마치 모든 여성 관객들의 눈길을 한몸에 받겠다는 듯, 온몸 가득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 군살 하나 없이 매끈하게 다듬어진 몸매 그리고 의지에 찬 강렬한 눈빛까지 아쉰으로 다시 태어났다. 이 영화에 출연하기 위해 펑위안은 6개월 이상 체조 강훈을 받으며 몸을 만들었다. 청순글래머가 있다면 청순짐승남도 있다. 대만의 박태환 또는 닉쿤으로 불리는, 앳되고 귀여운 얼굴에 짐승남 근육의 몸을 지닌 펑위안의 모습은 열정적인 그의 연기와 어우러져 아시아의 새 스타 탄생을 예감케 한다. 펑위안은 이 작품으로 지난해 대만 금마장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어릴 때부터 체조만이 유일한 꿈이었던 아쉰. 하지만 신체적 핸디캡과 생계를 잇기 위해 체조를 그만두게 된다. 어머니를 도와 과일가게에서 일하지만 마음을 잡지 못하고 방황하다 친구 피클과 폭력사건에 휘말려 쫓기듯 고향을 떠나게 된다. 영화는 폭력배 생활을 하던 아쉰이 체조에 대한 열정을 되찾고 다시 한 번 인생을 건 도전의 기회를 잡기까지의 과정을 코믹하면서도 적당히 감동을 섞어 드라마틱하게 풀어낸다.

지난해 개봉해 20∼30대 관객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던 영화 ‘타이페이 카페 스토리’에서 구이룬메이(계륜미) 못지않은 매력과 개성으로 눈도장을 찍은 린천시(임진희)가 극 중 아쉰과 애틋한 감정을 나누는 여주인공으로 출연해 반가움을 더한다. 두 사람 모두 최근 대만에서 가장 많은 러브콜을 받는 핫 라이징 스타다. 영화 속 풋풋하고 신선한 첫사랑의 설렘으로 조우한 이들은 ‘말할 수 없는 비밀’의 저우제룬(주걸륜)과 구이룬메이 이상으로 대만을 대표하는 ‘사랑스런 커플’임을 증명해 보인다.

귓가에 오래 남는 매력적인 대사도 있다. “눈물이 쏟아지려거든 물구나무서기를 해. 그럼 더 이상 눈물이 흐르지 않을거야.”

올봄, 대한민국의 극장가에는 1990년대의 추억이 되살아나고 있다. ‘건축학개론’의 흥행 성공으로 90년대에 청춘을 보낸 30∼40대 관객들은 첫사랑을 되새기고 지나간 시간을 돌이켜보며 애틋한 감상에 젖어들고 있다. 가히 2012년 봄은 1990년대를 기억하는 향수의 계절을 맞았고, 1990년대는 명실상부 추억의 시간이 되었다. 1980년대의 ‘시대’를 부르짖었던 젊음의 열정은 1990년대 들어 ‘개인’의 욕망을 좇아 방향을 틀었다. 홍콩 누아르가 방황하는 어두운 청춘들을 사로잡았는가 하면 서태지와 아이들이 데뷔했으며,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가치관으로 무장한 신인류, X세대가 출연했다. 낭만이 부유하고 희망이 살아있던 시절, 우리는 1990년대를 그렇게 기억한다.

‘점프 아쉰’의 배경 또한 1990년대, 정확히 1994년이다. 영화 속에는 삐삐와 공중전화, 당구장, 청청패션, 브레이크 댄스 배틀, 청룽(성룡) 영화 스타일인 애크러배틱 액션 신들이 등장한다. 영화 ‘천장지구’와 ‘비트’를 떠올리게 할 만한, 방황·질주하는 청춘의 초상과 당시 수많은 젊은이들을 매혹시켰던 누아르의 정서가 생생하게 살아난다. 게다가 실제 이야기를 소재로 삼은 만큼 그 시절의 리얼리티와 아련한 그리움의 정서가 영화 전편에 흐르고 있다.

영화는 시간을 되돌리고 관객은 추억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김신성 기자 sskim6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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