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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에 휘말린 사람들 그들의 사랑·고통 그려”

입력 : 2010-06-29 19:17:29 수정 : 2010-06-29 19: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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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로드 넘버 원’ 이장우 역 소지섭 인터뷰
“‘전쟁이란 이런 것이겠구나’ 조금 알 수 있을 만큼 치열하고, 힘들게 촬영했습니다.”

MBC 수목드라마 ‘로드 넘버 원’ 주인공 이장우 역을 맡은 소지섭(33)은 드라마를 찍은 소감을 묻자 “배운 것이 많은 작업이었다”며 “감독님께서 ‘바스트(카메라에 비치는 가슴 윗부분)가 아닌 온몸으로 연기하라’고 주문하셨다. 몸으로 대사 없이 연기하는 것이 굉장히 힘들었지만 새로운 시각으로 연기를 볼 수 있는 눈이 생겼다”고 말했다.

28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예전보다 살이 좀 빠져보였다. 환한 모습으로 밝게 인사하며 간담회 장소에 들어선 그는 “촬영을 하면서 3㎏ 정도 몸무게가 빠졌다”며 “덕분에 가뜩이나 큰 눈이 화면에서 더 크게 나오고 있다”며 웃었다.

◇소지섭은 “‘로드 넘버 원’은 한두 회로 평가할 수 없는 드라마다. 앞으로 많이 남아 있는 만큼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피프티원케이 제공
지난 23일 첫 방송을 한 ‘로드 넘버 원’은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두 남성과 한 여성의 얽힌 사랑과 우정을 그린 드라마다. 130억원의 제작비가 들어간 대작으로, 국내 처음으로 100% 사전 제작했다.

첫 회는 “혼자 집에서 봤다”고 했다. 매번 드라마 첫회는 그렇게 본다고 한다. 그는 “객관성 있게 봐야 하는데, 아무래도 내가 찍은 것이니까 주관적이 된다”며 “촬영 현장과 찍었던 상황들이 다 생각나니까 슬픈 장면에서는 감정이 되살아났다”고 했다.

전쟁 드라마이다보니 전투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그만큼 촬영도 힘들었다. 소지섭은 “촬영장소가 거의 산골이었다”면서 “‘이번 드라마 촬영보다 더 힘든 촬영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만큼 고생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특히 절벽신이 가장 힘들었다고 기억했다. 그는 “고지를 점령하기 위해 절벽을 타고 올라가는 장면이었는데, 50m 높이의 직각으로 선 절벽을 와이어에 매달려 타고 올라갔다”며 “별로 겁이 없는데, 그 순간은 정말 무서웠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6개월 동안 일주일에 하루만 쉬어가면서 촬영을 했는데, 1·2회 시청률은 10%대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미국 전쟁드라마 ‘밴드 오브 브라더스’ 등과 비교해 전쟁신이 조악하다는 평가들도 잇따랐다.

이에 대해 소지섭은 “시청자들의 눈이 높아져 그런 평가가 나온 것 같다”며 “100억원이 든 드라마와 1000억원이 든 드라마의 차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해 찍은 것이다. 비교를 할 수 없는 것”이라며 “아직 많이 남았는데, 한두 회를 보고 혹평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가슴이 아팠다”고 힘주어 말했다. 작품에 대한 애정과 자신감이 엿보였다.

그래도 촬영 분위기만큼은 최고였다고 전했다. 최민수는 맏형으로 때로는 카리스마로, 직접 라면까지 끓여주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젊은 신인 연기자들은 ‘힘 좋은 엔진을 단 자동차가 튀어나가려는 듯한’ 기운을 내뿜으며 촬영장을 신선한 에너지로 채웠다. 그는 “같이 뒹굴고 고생한 만큼 정도 깊어 출연진들끼리 야구팀을 만들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같은 시기 시작한 KBS 드라마 ‘전우’는 같은 전쟁 드라마라는 점에서 비교가 되곤 한다. 소지섭은 “잠깐 ‘전우’를 봤다. 장비나 인원 동원이나 ‘로드 넘버 원’보다 화려했다”며 “‘전우’가 전쟁이 주라면, ‘로드 넘버 원’은 전쟁이 주는 아니고 사람도 있고, 사랑도 있는 드라마라는 점이 차이”라고 설명했다.

소지섭은 “지난겨울 너무 추워서 서 있는 것 자체도 너무 힘들었고, 발이 얼어 차라리 발을 어떻게 해버리고 싶을 정도였다. 굉장한 위기감을 겪다 보니 ‘전쟁이 이런 느낌이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굉장히 공포스러웠다”고 말했다.

촬영이 끝난 지금, 6개월 동안 연기했던 장우에서 벗어났을까. 그는 “방송이 다 끝나야 다 끝난 것이라고 생각한다. 후반 작업이 남아 있다”면서 “아직도 장우로 살고 있다. 군복보다 평상복이 어색하다. 옷을 잘 입는다는 말을 들어왔는데 아무 옷이나 고를 수도 없고, 고를 때 고민을 많이 하게 된다”며 웃었다.

극중 장우가 수연을 위해 전쟁터에 나가는 것처럼 목숨을 내던지는 치열한 사랑을 하고 싶다는 그. 인터뷰를 마치며 소지섭은 “앞으로 전투장면이 매회 나온다. 잠깐 수연을 만났다 헤어지는데, 그거 말고는 거의 다 전투 장면이다”며 “기대해달라”는 말을 잊지 않았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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