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삼류탐정, 연쇄살인 미스터리 추적 ‘일류급’ ‘C+ 탐정’

입력 : 2009-12-03 22:16:08 수정 : 2009-12-03 22:16:08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태국 옥사이드 팽 감독 색감·리듬감 넘치는 연출력 뛰어나 ‘C+ 탐정’은 미스터리와 액션, 공포적 요소가 적절하게 배합된 괜찮은 탐정물이다. 어수룩하지만 열정만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태국의 삼류 탐정이 한 장의 사진을 계기로 연쇄살인사건의 핵심에 접근해 가는 과정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홍콩의 4대천왕 중 한 명인 궈푸청(곽부성)의 매력과 전작 ‘방콕 데인저러스’ ‘디 아이’ 등에서처럼 스크린을 태국 특유의 끈적거리는 색감과 비트 넘치는 음악으로 가득 채우는 것으로 정평이 난 옥사이드 팽 감독의 연출력을 또 한 번 느낄 수 있다.

어릴 때 사라진 부모를 찾기 위해 경찰이 되려고 했으나 눈이 나빠 탐정이 된 아탐(궈푸청). 의뢰인이 없어 하릴없이 사무실만 지키고 있던 그에게 술집에서 한 번 어울린 적 있는 남자가 찾아와 여자 사진 한 장과 함께 두툼한 의뢰비를 건넨다.

사진 속 여자가 자신을 죽이려 하니 그 여자를 찾아내 제발 그러지 말라고 얘기해 달라는 것. ‘손 안 대고 코 풀게 생겼다’고 여긴 아탐은 예의 차원에서 방콕 뒷골목을 돌아다니다가 그 여자의 내연남이 살았다는 집을 찾아가게 되고 그곳에서 목을 매단 남자의 시체를 발견하게 된다.

남자의 죽음이 뭔가 미심쩍다고 여긴 아탐은 조사를 계속해 나가지만 관련 인물들은 하나둘씩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다. 경찰은 모두 자살로 사건을 종결하지만 동일범에 의한 연쇄살인이라고 직감한 아탐은 가늠조차 하기 힘든 용의자의 살해 위협에도 추적에 박차를 가하고, 결국 죽은 이들이 함께 촬영한 또다른 사진을 발견하게 된다.

의뢰인을 포함해 마지막 생존자 두 명의 행방을 좇던 그는 사건의 실체를 거의 벗겼다 싶은 순간 믿을 수 없는 또다른 비밀과 맞닥뜨리게 된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등장하는 새로운 사건과 용의자, 단서 그리고 점차 윤곽을 드러내는 이들 간 연결고리가 영화의 긴장감을 팽팽하게 유지한다. 궈푸청은 카리스마 넘쳤던 ‘풍운’이나 반항기 어린 순수함이 도드라졌던 ‘천장지구2’에서의 매력을 더해 어수룩하면서도 집요한 탐정 캐릭터를 무난하게 소화해냈다. “제 친구를 실종신고하러 왔는데요” 등 아탐과 경찰 친구의 에피소드가 영화의 잔재미를 안긴다.

숨이 턱 막힐 정도로 무더운 방콕의 거리를 풍부한 색감과 리듬감 넘치는 음악으로 표현해낸 감독의 스타일리시하면서도 스피디한 편집도 인상적이다. 한 장의 사진으로 촉발된 사건이 또다른 사진을 통해 해결된다는 설정도 신선한데 사족 같은 느낌의 아탐 부모 이야기나 익숙한 스토리 전개, 황망한 반전 등이 아쉽다.

2007년 홍콩과 대만 등에서 개봉해 괜찮은 성적을 거뒀고 속편 ‘B+ 탐정’ 제작이 결정돼 내년쯤 공개된다. 10일 개봉, 15세이상 관람가.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천우희 '미소 천사'
  • 천우희 '미소 천사'
  • 트와이스 지효 '상큼 하트'
  • 한가인 '사랑스러운 인사'
  • 한지민 '우아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