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탄이 발사된 순간 현장에 있던 러시아 촬영기사가 그 찰나를 포착하고, 거사 직후 일본인 다모노기가 1만5000엔이란 거금을 들여 필름을 산다. 그런데 이듬해 2월 도쿄 국기관에서 공개 상영된 후 필름은 종적을 감춘다.
그후 현재까지 공개된 영상은 당시 하얼빈역에 기차가 들어오는 장면, 플랫폼으로 이토 히로부미 일행이 걸어나오는 장면, 의거 후 안 의사가 끌려나가는 장면 등 세 가지로 구성된 25초 분량으로 저격장면은 빠져 있다.
필름 원본은 어디로 갔을까. 제작진은 다모노기의 후손과 필름 원본의 행방을 추적했다. 그 결과 1941년 제작된 ‘뉴스영화발달사, 약진의 흔적’이라는 뉴스 필름에서 최근까지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긴 40초가량의 의거 당일 영상을 찾아냈다. 이 필름 원본에는 이제껏 한 번도 알려지지 않았던 장면이 포함돼 있었다.
이는 편집되지 않은 또 다른 영상이 있다는 사실을 반증한다고 제작진은 말한다.
김수미 기자 leol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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