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서우 "명품이 조기종영이라니… 모두 제탓같아 미안해요"

입력 : 2009-09-09 11:38:24 수정 : 2009-09-09 11:38:24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드라마 ‘탐나는도다’ 장버진역
◇서우는 “원래는 씩씩했는데 연기를 하면서 하루에도 몇 번씩 감정의 기복을 겪다 보니 감수성이 예민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종덕 기자
배우 서우(21)를 보면 혼란스럽다.

교복에 한껏 멋부려 몰려다니는 여중생 무리에서 뛰쳐나온 10대 같기도 하고 만화 속에서 막 튀어나온 캐릭터가 살아 움직이는 것 같은 착각도 든다.

영화 ‘미쓰 홍당무’에서 왕따 여중생 ‘서종희’를 완벽하게 소화했던 그녀는 최근 동명 원작만화를 드라마화한 MBC 트렌디 사극 ‘탐나는도다’에서 제주 잠녀 ‘장버진’으로 변신했다. 드라마의 시청률은 부진하지만 서우의 물오른 연기에 대한 찬사는 그칠 줄 모른다.

서우를 지난 4일 서울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어렵게 만난 그녀에게 드라마 조기 종영에 대한 아쉬움을 표하자 커다란 눈망울에서 금세 눈물이 툭 떨어질 듯했다.

‘탐나는도다’는 감각적인 영상미와 신선한 스토리로 명품 드라마라는 찬사를 받고 있지만 저조한 시청률로 20부작에서 16부작으로 조기 종영하기로 결정됐다. 하지만, 네티즌은 시청률 40%를 넘나드는 ‘선덕여왕’의 미실과 비담에게 선사한 ‘표정 100종 세트’를 서우에게도 헌정하며 조기 종영 반대 운동을 펼치고 있다.

“응원해주시는 팬들과 1년간 고생한 스태프한테 고맙고 미안한 게 제일 힘들어요. 아무 일 없는 듯 촬영하고 돌아오지만 마음이 무너지는 것 같더라구요. 주연으로서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 위치가 인간 서우한테는 아직 어려운 것 같아요.”

연기할 때는 원래 모습인가 착각이 들 정도로 천연덕스런 그녀도 아직은 굳은살이 채 생기지 않아 쉽게 상처받는 신인 배우, 스물한 살 처녀인가 보다.

화제를 돌리기 위해 제주 잠녀를 연기하기 위해 특수훈련까지 받은 그녀에게 수영 실력이 늘었냐고 묻자 “원래 물을 무서워했는데 지금은 물이라면 지긋지긋하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극중에서 영국 귀족 윌리엄으로 나오는 외국인 배우 황찬빈과의 연기 호흡이 어떤지도 궁금했다.

“한 번도 외국인이라고 느낀 적이 없어요. 정이 많아 퍼주기 좋아하는 한국 어머니 같아요. 반면 임주환씨(박규 역)는 앞에서는 무심한 듯해도 뒤에서 묵묵히 챙겨주는 한국 남자상이에요.”

서우의 다음 작품은 다음 달 개봉하는 박찬옥 감독의 영화 ‘파주’다.

형부와 이뤄질 수 없는 사랑에 빠지는 최은모 역을 맡아 서우는 “처음으로 연기를 그만두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박찬옥 감독님은 전혀 디렉션을 주지 않고 ‘진짜로 하면 돼’라고 하세요. 콘티가 없는 상황에서 연기하려니 이전 작품처럼 자유분방하지 못했어요. 엄마한테 울면서 전화한 적도 많았죠. 하지만 그 과정을 통해 많은 걸 배웠어요.”

서우는 지난해 ‘미쓰 홍당무’로 영평상, 대한민국영화대상, 디렉터스컷 등 3개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거머쥐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하지만 그녀는 이번에도 저예산 영화를 선택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작품이 너무 좋아서요. ‘미쓰 홍당무’는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장르라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파주’는 박 감독님이 7년 동안 쓴 시나리오라는 믿음과 더 나이가 들면 못할 것 같아 결정했죠.”

실제 성격과 가장 비슷한 캐릭터를 물었다가 나이 어린 여배우의 연기철학을 엿봤다.

“누군가를 연기하지 말고 진짜 그 사람이 되려고 해요. 서정희도, 장버진도, 최은모도 다 저 자신이라고 생각해요. 지금은 장버진으로 살아서 그런지 발랄하고 감수성이 예민해진 것 같아요.”

리트머스처럼 배역으로 스며들어 정체를 알 수 없는 배우 서우, 그래서 탐나는 배우다.

김수미 기자 leolo@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트리플에스 지우 '매력적인 눈빛'
  • 트리플에스 지우 '매력적인 눈빛'
  • (여자)이이들 미연 '순백의 여신'
  • 전소니 '따뜻한 미소'
  • 천우희 '매력적인 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