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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김정은과 트럼프… 마지막에 웃는 자 누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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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5-07 16:13:56 수정 : 2018-05-07 16: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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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놓고 담판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북·미 최고 지도자 간 사상 최초의 대결에서 누가 마지막에 웃을지 갑론을박이 계속되고 있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최근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저서 ‘거래의 기술’을 마스터한 것 같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의회 전문지 ‘더 힐’은 6일(현지시간) 트럼프가 이에 맞서 ‘손자병법’을 이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두 지도자 간 대결은 또한 서로 타협을 통해 상생의 길을 찾는 ‘윈-윈 게임’이 될지 아니면 한쪽이 승리하고, 다른 쪽이 패배하는 ‘제로섬 게임’이 될지 불확실하다. 두 지도자가 아직 링에 오르지 않았으나 지금까지 장외 대결에서 누가 앞서 나가고 있는지도 의견이 분분하다.

◆트럼프의 손자병법

‘더 힐’의 객원 칼럼니스트인 알렉스 마르코브스키는 “트럼프가 약속한 승리가 분명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트럼프가 동양의 고전 병법서인 ‘손자병법’을 따르고 있다는 게 그의 평가이다. 손자병법에 나오는 대표적인 전략이 ‘모략으로 적을 제압하라. 싸우지 말고 이겨라’이다. 자신이 강할 때는 약한 척하고, 중요한 기술을 지니고 있어도 바보처럼 굴라는 것도 이 병법서에 나와 있다. 또한 적의 분열을 조장하고, 적이 분노와 자긍심으로 자멸하도록 유도하며 싸움을 할 때도 적을 서서히 무너뜨리라고 손자병법에 기술돼 있다.

지난 30일 트럼프 대통령이 방미 중인 나이지리아의 무함마두 부하리 대통령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공동 기자회견하면서 손 제스처하는 모습. AFP연합뉴스
트럼프는 이런 병법에 따라 ‘꼬마 로켓맨’ ‘미치광이’ ‘북한보다 큰 핵 버튼’ 등의 말 폭탄으로 김정은을 기만했다고 마르코브스키가 지적했다. 트럼프는 또한 세계 1위의 군사력과 경제력을 동원해 중국 등 다른 나라들이 북한 문제 해결에 협력하도록 종용했다. 중국은 미국의 압력에 굴복해 북한을 고립시키고, 대북 제재에 동참했다. 북한은 핵무기와 탄도 미사일을 개발하는데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었고, 그 여파로 북한의 경제 사정이 극도로 나빠졌다. 북한은 또한 국제 사회의 대북 제재로 석탄 등 자연자원을 수출하기 어렵게 됐다.

◆추크츠방

서양 장기인 체스에서 자기에 불리하게 말을 움직일 수밖에 없는 판국을 일컬어 ‘추크츠방’(zugzwang)이라고 한다.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김 위원장이 현재 이런 상황에 몰려 있다고 더 힐이 분석했다. 트럼프는 김정은과 만나 얘기가 통하지 않으면 회담장을 박차고 나오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받아들여 비핵화에 협력하지 않으면 트럼프가 회담 결렬을 선언할 가능성이 있다. 이 회담이 깨지면 트럼프는 대북 군사 옵션을 검토하고, 대북 제재를 더욱 강화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김 위원장의 북한 경제 발전 계획은 물거품이 되고, 북한 사회에서 근본적인 사회 변혁의 바람이 불 수 있다고 이 매체가 전망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오전 파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 중 발언하고 있다. 한국사진공동취재단
만약 김정은이 트럼프의 비핵화 요구를 받아들이면 김 위원장은 정권 연장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정치적 미래는 결코 밝지 않다. 공산 정권은 외부의 적이 없으면 결속력을 강화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김 위원장이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트럼프가 반드시 승리하게 돼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의 필패론

미국의 허핑턴포스트는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정은의 게임에 트럼프가 놀아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만약 트럼프가 회담장을 박차고 나오면 한반도의 긴장을 해소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게 된다고 이 신문이 지적했다. 트럼프는 또한 회담 전부터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한국전 완전 종식’과 같은 목표치를 제시해 기대 수준을 한없이 끌어 올렸다. 이 때문에 북·미 회담이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기가 어렵게 만들어 놓았다.

최근 한반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어디까지나 ‘코리언 쇼’라고 이 매체가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김정은 회담의 결과를 ‘축복’하거나 ‘파괴’하는 2가지 중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이 신문이 지적했다. 북·미 정상회담에서 모종의 합의가 이뤄져도 향후 남북한 간 화해와 평화의 과정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것이라고 이 신문이 강조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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