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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의 일상 톡톡] "신입생들은 봉?" 사립대 입학금 단계적으로 폐지된다

입력 : 2017-10-18 05:00:00 수정 : 2017-10-18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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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대학에 들어가는 신입생들이 내는 입학금 중 14%만이 관련 업무에 사용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사립대 입학금 대부분이 다른 용도로 사용되고 있는 것인데요. 국내 대학들은 재정상황이 열악했던 1951년 입학금에 대한 규정이 문교부령으로 제정되면서 입학금을 받아오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가운데 입학금을 별도로 받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일본 등 4개국에 불과하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입학금은 수업료와 합산해 회계처리를 하는데 산정 기준이 불명확해 회계의 투명성을 떨어뜨린다는 비판을 받아온 바 있습니다.
사립대들은 그동안 입학금이 등록금의 한 부분으로 인정됐다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특히 8년째 이어지는 등록금 동결로 재정난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전형료 인하에 이어 입학금까지 전면 폐지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여론은 이미 돌아서자 사립대학총장협의회는 사립대 입학금을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앞으로 입학 업무에 꼭 필요한 실비를 계산해 이를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단계적으로 없앨 계획입니다.

대학 입학금 폐지 논의가 진행중인 가운데 사립대학들이 입학금 수입의 상당 부분을 입학업무와 무관한 곳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입학금 사용처 항목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입학금이 본래 용도와 달리 사용되는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폐지 여론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지난 10일 교육부는 사립대의 입학업무 실소요 비용 분석을 위해 전국 4년제 사립대를 대상으로 한 입학금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는 156개 사립대 중 80곳이 참여했고, 나머지 대학은 총액만 공개한 채 사용내역을 밝히지 않거나 아예 회신을 하지 않았다.

분석 결과 조사에 응한 대학들의 전체 입학금 가운데 33.4%가 운영비(입학 외 일반사용)로 쓰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신·편입생 장학금(20.0%) △홍보비(14.3%) △입학 관련 운영비(14.2%) △학생 지원 경비(8.7%) △행사비(5.0%) △기타(3.5%) △인쇄·출판비(0.9%)로 집계됐다.

◆입학금 86% 업무 무관한 곳에 사용?

행사비에는 입학식 및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비용 등이, 학생 지원 경비에는 신입생 진로·적성검사 등이 포함된다고 교육부는 전했다.

A대학의 경우 입학금 수입 40억7000여만원의 절반 가량(43.9%)을 일반 운영비로 사용했다. 22.5%는 홍보비로 쓴 것으로 나타났다. 입학 관련 부서 운영비 비중은 19.6%에 그쳤다.

교육부는 "이번 조사는 입학금이 실제 사용되는 양태를 처음으로 파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순수한 입학 실비용을 어디까지 인정할지는 좀 더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76개 사립대 총액만 공개…사용내역 밝히지 않거나 회신조차 하지 않아

교육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사립대학과의 협의를 거쳐 입학 실비용 인정 기준과 입학금 단계적 감축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기준 전국 4년제 사립대 156곳의 입학금 수입총액은 2436억여원에 달한다. 학교당 평균 수입은 15억6000여만원, 학생 1인당 평균 입학금은 77만3000원이다. 이번 실태조사에 관련 자료를 제출한 80개 대학의 입학금 평균 수입은 9억9000여만원, 1인당 평균 입학금은 66만5000원이었다.

이 같은 조사결과가 공개된 뒤 여론이 악화하자 사립대학총장협의회(사총협) 회장단은 지난 13일 오후 회의를 열고 사립대 입학금을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간 개별 사립대학이 입학금 인하·폐지 입장을 밝힌 적은 있지만 사총협 차원에서 정부와 공식적으로 합의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앞으로 사총협은 입학 업무에 꼭 필요한 실비를 계산해 이를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단계적으로 없앨 계획이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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