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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나빴냐? 20만원 밖에 손해 안보는데 뭐가 걱정이야"

입력 : 2017-10-14 13:53:09 수정 : 2017-10-14 13:5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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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의금 10만원 내고 지역맘카페 회원 5명을 데리고 결혼식에 가겠다는 친구 때문에 고민인 예비신부 사연이 공개돼 공분을 사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결혼을 두 달 앞두고 있는 예비신부라고 밝힌 누리꾼이 축의금 문제로 친한 친구를 잃게 됐다는 사연을 올렸다.

새로 리모델링된 예식장에서 식을 올리게 됐다는 예비신부 A씨는 시댁이 대가족이고 어른들이 많아 가격보다는 식사가 중요하다는 생각에 4만1000원짜리 명품 한정식으로 준비했다.

인터넷에서 후기를 찾아봤던 A씨는 다행히도 맛 후기도 괜찮고 웨딩업체 할인 혜택을 받기 때문에 예비남편과 상의한 끝에 한정식으로 결정했다.

다른 뷔페식 홀보다 2000~4000원 더 비싸지만 결혼을 축하하러 와주시는 분들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고 무엇보다 손님들에게 맛있는 식사를 대접하고 싶어 내린 결정이었다.

A씨는 대학시절부터 친하게 지내오던 친구 B씨에게 이를 알렸고 먼저 결혼해 임신 중이던 친구 B씨는 "잘 선택했다, 어른들이 좋아하시겠다"며 결혼식에 꼭 참석할 것을 약속했다.

며칠 뒤 A씨는 친구 B씨의 만삭기념 사진 촬영에 도와주러 갔다가 우연히 그곳에서 맘카페 회원들을 만나게 됐다.

친구 B씨는 A씨에게 "아이 가지면 어차피 가입할건데 친하게 지내는게 좋지 않겠어?"라며 자신이 속한 맘카페 회원들을 소개했고 그렇게 A씨는 저녁을 같이 먹게 됐다.

사실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A씨는 친분이 있는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에 자신의 결혼식에 오겠다고 말할 줄은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다.

그날 친구 B씨로부터 전화를 받은 A씨는 당혹감을 감출 수가 없었다. 사정이 좋지 않아 축의금을 10만원 밖에 하지 못낼 것 같다는 친구 B씨가 맘카페 회원 5명을 데리고 결혼식에 오겠다는 것이다.

한번 밖에 못 봤는데 괜히 축의금만 내시고 부담 드리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는 A씨에게 친구 B씨는 "언니들은 축의금 안 내는데?"라며 "내가 너 결혼식 얘기했더니 구경 한번 하고 싶다고 하더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친구 B씨는 "거기 웨딩홀 유명하잖아. 그래서 그냥 같이 가기만 하기로 했어"라며 "거기 밥 맛있다고 소문났잖아. 대접한다고 생각해. 그때 언니들이 계산했잖아"라고 말했다.

친구가 가입된 맘카페 회원들과 만났던 당시 1500원짜리 아메리카노 마신 게 전부였던 A씨는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A씨는 "그냥 와서 밥만 먹고 간다고? 5명이?"라고 재차 물었고 친구 B씨는 "응. 어차피 축의금은 다른 사람들이 많이 낼거 아니야"라며 "나중에 맘카페 들어갈 때를 대비해서 후원한다고 생각해"라고 말했다.

전화 통화를 한참하던 친구 B씨는 "기분 나빴냐. 20만원 밖에 손해 안 보는데 뭐가 걱정이야?"라며 "너네 집이 20만원이 부족해 밥값도 계산 못하겠어?"라고 덧붙였다.

그로부터 며칠이 지난 뒤 A씨는 아무리 생각해도 친구가 너무 심한 것 같아 직접 전화를 걸어 맘카페 회원들은 놔두고 남편과 둘이만 결혼식에 오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친구 B씨는 "너 결혼식에 내 지인 마음대로 불러서 미안하다"면서도 "그런데 4만원이 아니라 할인 받아 3만7000원이지 않냐"며 오히려 A씨에게 핀잔을 줬다.

A씨는 "무슨 억한 심정이 있는건지 모르겠다"며 "너한테 준 축의금은 아깝지 않지만 그동안 너와 쌓아온 정이 아깝다"고 말했고 친구 B씨는 한숨 쉬면서 전화를 그냥 끊어버렸다.

예비신부 A씨는 "이 친구는 그냥 연락을 끊는게 나을 것 같다"며 "지역맘카페를 비하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은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사연을 마무리 지었다.

뉴스팀 new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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