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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태풍'이 트럼프 열풍으로?… 미국 대선에 미칠 영향

입력 : 2016-06-26 18:20:00 수정 : 2016-06-26 21:4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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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가 미국 대통령 선거전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브렉시트를 지지한 영국의 민심은 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사진)를 지지하는 미 유권자의 표심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지배 엘리트와 기득권 세력에 대한 분노, 국가 영향력 퇴조에 따른 좌절감, 이민자와 난민 유입에 대한 거부감 등이 브렉시트의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트럼프도 이 같은 유권자 정서를 파고들면서 공화당 대선 후보 자리를 차지했다.

트럼프는 브렉시트에 ‘환상적’이라고 환호했다. 만약 영국의 국수주의 바람이 미국으로 상륙하면 트럼프가 본선에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꺾고 백악관에 입성할 가능성이 그만큼 커지는 게 사실이다.

영국이 유럽연합(EU) 잔류와 탈퇴를 놓고 국민투표를 한 것은 트럼프와 클린턴의 대결과 공통점이 많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5일(현지시간) 분석했다. 트럼프는 영국의 ‘탈퇴파’를 대변하고 있다.

클린턴은 ‘잔류파’에 속한다. 트럼프는 브렉시트와 같은 혁명적인 변화를 주장하고, 클린턴은 안정과 점진적인 변화를 강조하고 있다.

트럼프는 국수주의자이고 클린턴은 국제주의자이다. 이번에 영국에서는 국수주의가 이겼다. 브렉시트에 찬성한 영국 국민은 대체로 저학력, 노년층 백인이다.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도 저학력 백인 유권자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브렉시트 투표에서는 기성 정치권과 국제 질서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깊고 넓게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현재 미국에서도 양극화 심화, 중산층 붕괴 등에 따른 일반 국민의 분노와 좌절감이 분출하고 있다.

트럼프 선거 캠프는 브렉시트 민심에 고무됐다. 그러나 영국의 브렉시트 국민 투표와 미국 대통령 선거는 다른 점도 많다고 NYT가 지적했다.

미국 대선에서는 이민 문제 이외에도 다양한 정치적 이슈가 표심을 좌우하고 있다. 트럼프가 백악관을 차지하려면 비백인, 대졸 이상의 고학력자, 여성 유권자의 지지율을 끌어올려야 한다. 브렉시트 이후 트럼프 비토 그룹에서는 유의미한 변화가 아직은 감지되지 않는다고 NYT는 전했다. 트럼프가 브렉시트 결과를 보고 샴페인을 터뜨리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것이다. 다만, 클린턴이 내세우는 점진적 개혁론이 과거에 비해 호소력을 잃어가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26일 총선 재선거가 시작된 스페인에서는 브렉시트 이후 반EU 정서가 강한 극좌 정당이 약진할 것으로 예상됐다. 긴축에 반대하는 극좌정당 포데모스와 좌파연합(IU)이 지난 수십년 동안 스페인 중도 좌파를 대표해 온 사회당을 제치고 2위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작년 12월 총선에서는 집권 국민당이 350석 정원인 하원에서 123석을 얻는 데 그쳤고, 사회당이 90석, 포데모스와 시우다다노스가 각각 69석, 40석을 가져갔다.

조성민 기자,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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