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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취재] 버젓이 도로 점령 '면세점 관광버스' 골치

입력 : 2016-04-24 19:27:57 수정 : 2016-04-25 15: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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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외국인 관광객 14%나 늘어 / 대부분 주차공간 수요 못따라가 /서울시 단속 실적 하루 5.7건 불과 /면세점 추가 개장 앞둬 대책 필요 주말 나들이객으로 북적이던 23일 오후 6시 서울 여의도 63빌딩 앞. 왕복 5차선 도로 양쪽 1개 차로씩을 관광버스 행렬이 점령하고 있었다. 버스 문이 열리자 중국인 관광객이 쏟아져 나와 빌딩 옆 식당가로 향했다. 이들 버스가 정차한 곳은 불법 주·정차 단속용 폐쇄회로(CC)TV가 감시 중인 구간이었다. 근처 편의점 직원은 “63빌딩에 ‘갤러리아 면세점 63’이 개장한 작년 말부터 관광버스가 3배 이상 늘었다”며 “63빌딩은 식사비가 1만∼3만원대로 비싸다보니 쇼핑이 끝나면 한끼 6000원 선인 주변 식당을 이용하느라 이 난리”라고 말했다. 갤러리아 관계자는 “면세점에 100대 규모의 버스 주차공간을 마련했다”며 “불법주차 차량 대부분은 한강공원 축제나 타 건물 식당을 이용하는 경우”라고 해명했다.

23일 서울 영등포구 ‘갤러리아 63 면세점’ 인근 건물 앞에 불법 주정차 중인 관광버스들이 길게 늘어서 있다.
하상윤 기자
올해 1월 문을 연 서울 인사동의 ‘SM면세점’도 사정은 마찬가지. 사업장 내 버스 주차공간이 8대 규모에 불과한 탓에 버스들이 주차난을 겪고 있다. 인근 기념품점 전모(50·여) 사장은 “이 좁은 길로 하루 평균 40∼50대가 지나 다닌다”며 머리를 흔들었다. 운전기사 김모(62)씨는 “면세점 주차공간이 협소해 대부분 탑골공원 옆 노상주차장 쪽으로 이동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탑골공원 주차장도 버스는 4대 밖에 수용할 수 없고 10여대는 건너편 도로 등지에 불법 주차했다. 신규 면세점이 서울 시내 곳곳에 문을 열면서 도심이 관광버스 주차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24일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올들어 3월까지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283만852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7% 늘었다. 단체관광 비중이 높은 중국인은 138만886명으로 20% 이상 증가했다. 메르스 여파로 주춤했던 지난해를 제외하면 관광객은 매년 10% 전후의 증가세를 기록 중이다.

시내 면세점도 추가 개장이 ‘줄줄이’ 예고돼 있다. 다음 달에 명동 ‘신세계 면세점’과 동대문역사문화공원 인근 ‘두타 면세점’이 개장한다. 롯데백화점 본점 ‘롯데 면세점 소공동점’ 역시 확장 공사를 마치고 7월에 재개장할 예정이다. 주중에는 또다른 신규 면세점 발표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주차 공간은 수요를 따라가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서울시에 따르면 명동·남대문에는 관광버스 등이 가장 많이 몰렸을 때 133대 정도인데 이 지역 주차 공간은 81대 정도다. 나머지 50여대는 인근에 불법 주차를 해야 한다. 인사동 역시 하루 200대가 유입되지만 주차공간은 24대에 불과하다.

서울 종로구 낙원상가 앞 노상주차장 주변으로 불법 주정차 차량들이 길게 늘어서 있다.
하상윤 기자
하지만 당국은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서울시 관광버스 불법 주·정차 단속 실적은 최근 6개월 사이 691건으로 하루 평균 5.7건에 그쳤다.

서울시 관계자는 “단속을 나가도 대기하던 운전자가 이동해버리는 통에 어려움이 있다”며 “국토교통부와 관광버스의 도심 진입 제한, 셔틀버스 운영 등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남혜정 기자 hjn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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