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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무연고 사망자 장례 지원

입력 : 2013-07-30 00:10:49 수정 : 2013-07-30 13: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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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구 마을장례단 ‘두레’
고려인 치엔씨 처음으로 치러
외국인 무연고 사망자의 장례를 치러주고 쓸쓸한 마지막길을 배웅해주는 이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주인공은 서대문구 마을장례단 ‘두레’.

이들은 29일 오전 서대문구 홍은동 동신병원에서 고려인 치엔(CHJEN)씨를 위한 마을장례식을 열었다.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치엔씨는 3월 취업을 위해 한국에 입국했다가 지난달 10일 은평구 일대에 쓰러진 채로 발견됐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치엔씨는 다음날 지켜보는 가족도 없이 쓸쓸히 생을 마감했다.

서대문구는 치엔씨처럼 무연고 사망자들의 쓸쓸한 뒤안길을 배웅해주기 위해 5월 구 사회복지협의회, 동 지역사회복지협의체, 복지동장, 복지통장, ㈜교원라이프, 동신병원, 덕진공사(시신처리업체) 등과 민관 협력으로 두레를 구성했다. 지역 내에 복지공동체 공감대가 확산되면서 민간 재능기부자들이 적극적으로 사업에 동참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들은 주한 우즈베키스탄 영사관으로부터 치엔씨의 사망소식을 듣고 그가 고려인 동포임을 감안해 우즈베키스탄식이 아닌 한국식으로 장례를 치르기로 했다. 상주 역할은 서대문구 사회복지협의회, 동 지역사회복지협의체, 복지통장, 복지동장이 맡았으며 ㈜교원라이프는 위패, 제단, 제상차림 등을 준비했다. 동신병원은 사망자 안치 및 추모공간을 지원했다. 이날 장례식에는 우즈베키스탄 영사관, 한국장례문화진흥원, 고려인운동본부, 한국이주노동재단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외로움 속에서 사망하는 무연고자에 대한 지역사회의 미안함을 담아 송사를 낭독했다. 문 구청장은 송사에서 “살아서도, 죽어서도 혼자인 무연고 사망자의 외로움을 바라볼 수 있게 됐고 치엔씨를 통해 우리 동포인 고려인의 외로움까지도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서대문구와 두레는 마을장례지원단을 처음 계획했던 3월13일을 기념해 내년부터 무연고 사망자에 대한 추모의 날도 운영할 계획이다.

이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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