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감식… 외부선 검출 안돼
사망 직원 방제복 착용 여부 유족과 말 엇갈려 진위공방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불산 누출사고와 관련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삼성 측은 당초 누출된 불산이 액상(액체) 상태여서 인체에 직접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작업장 폐쇄회로 (CC)TV 확인 결과 액상불산이 기화해 뿌연 상황이 연출됐고, 사망한 삼성전자 협력업체 STI서비스 직원 박모(34)씨의 방제복 착용 여부도 삼성과 유족 측이 맞서고 있다.
29일 경찰과 삼성전자에 따르면 화성사업장 관계자는 박씨가 숨진 28일 “누출된 불산은 가스가 아닌 액체 상태여서 인체에 직접적 영향을 끼치지 않고 외부로의 누출도 없다”고 밝혔다. 이는 액체 불산의 경우 섭씨 19.5도가 되어야 기체로 변해 인체에 직접 작용하는데 사고 당일 작업장과 외부 온도가 이보다 훨씬 낮아 기체로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염두에 둔 해명이었다.
하지만 박씨 등의 밸브수리 장면을 CCTV로 확인한 결과 작업장 주변이 이미 불산가스로 희뿌옇게 변해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는 불산가스가 사업장 내로 누출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말해준다.
실제 현장감식에 나선 환경부 산하 한강유역환경청은 이날 오전 누출 사고가 난 중앙화학물질공급시스템(CCSS) 건물 안팎에서 불산 농도를 측정한 결과, 건물 내부 중심부에서는 0.2PPM, 누출지점 바로 아래에서 0.6PPM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가 정한 작업장 안전기준은 0.5PPM이다. 그러나 외부에서는 불산이 검출되지 않았다.
또 삼성 측은 전날 박씨가 방제복을 착용하지 않아 사망했다고 밝혔지만 유족들은 박씨가 사고 초반기를 제외하곤 줄곧 방제복을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삼성 측의 사건 은폐 의혹과 불산관리에 문제가 있었는지 집중 조사하고 있다.
수원=김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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