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안 쏜 총알 수백발… 희생자 더 나올뻔했다

입력 : 2012-12-18 01:39:49 수정 : 2012-12-18 01:39:49

인쇄 메일 url 공유 - +

美 총기참사… 드러나는 정황들
살상력 높은 반자동소총 선택… 경찰 출동 사실 안 뒤 자살
인근 성당에 폭탄 협박전화… 희생자 추모객 한때 대피소동
지난 14일 미국 코네티컷주 뉴타운 샌디훅초등학교에서 벌어진 총기난사 사건의 자세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자신의 어머니 낸시와 26명의 어린이·교직원을 사살하고 현장에서 자살한 애덤 랜자는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했던 것으로 보인다.

16일(현지시간) AP 등에 따르면 사건 현장에는 탄창 30여개와 총알 수백발이 발견됐다. 랜자는 저격용 반자동소총 부시마스터 AR-15와 권총인 10㎜ 글로크, 9㎜ 시그자우어를 들고 갔으며 주로 AR-15로 수십발을 쏘아댔다. 대니얼 맬로이 코네티컷주지사는 “랜자는 경찰이 학교 건물에 진입하자 자살했다”며 “두 번째 교실에 들어갔을 때 경찰이 오는 소리를 들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외신은 경찰의 현장 진입이 조금만 늦었더라면 더 큰 참사로 번질 수 있었다고 전했다.

평소 컴퓨터 게임광으로 알려진 랜자가 대량 살상을 노리고 ‘람보 스타일’로 불리는 AR-15를 계획적으로 선택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무기 전문가들은 그가 택한 총알이 사람의 피부조직 깊은 곳까지 뚫고 들어가 훼손하기 때문에 맞으면 치료가 힘들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랜자의 범행 동기를 찾아내는 데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수사 관계자는 “랜자의 집에서 발견한 컴퓨터가 모두 부서져 있었다“며 “자신이 방문한 사이트 등 증거를 인멸하기 위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자원봉사를 하며 사람과 어울렸던 낸시도 주변에 가족 얘기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좀처럼 단서가 잡히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낸시의 친척 마샤는 낸시가 종말론에 사로잡혀 식량을 비축해 두고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총기 구매에 집착했다고 현지 언론에 밝혔다. 또 다른 낸시의 친구는 영국 데일리메일에 사건 며칠 전 낸시가 “아들 상태가 점점 더 나빠지고 있다”며 걱정했다고 전했다.

랜자가 2008, 2009년 웨스턴코네티컷주립대에서 컴퓨터공학, 철학, 경제학 등 6과목을 수강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한편 17일 샌디훅초교가 위치한 뉴타운 근처 리지필드시의 학교들은 수상한 인물이 나타났다는 경찰의 경고에 모두 문을 닫아걸었다고 지역 신문이 보도했다. 앞서 샌디훅초교 인근 세인트로즈리마성당에 폭탄이 설치됐다는 협박전화가 걸려와 추모객이 대피하는 소동도 벌어졌다. 경찰이 출동해 성당과 인근 주택을 수색한 결과 위험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미국 내 다른 지역 학교들은 학생이 등교하는 월요일을 맞아 학교 경비 인원을 강화하고 충격을 받았을 부모·학생을 위한 상담사를 긴급 배치하는 등 대비에 나섰다. 미시시피주 데소토카운티의 밀턴 퀴켄덜 교육감은 “19일 시작하는 크리스마스 방학 전까지 최고 수준의 비상경계상태를 유지해 줄 것을 역내 학교장에게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진경·정진수·정선형 기자 ljin@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유스피어 다온 '완벽한 비율'
  • 유스피어 다온 '완벽한 비율'
  • 조이현 '인형 미모 뽐내'
  • 키키 지유 '매력적인 손하트'
  • 아이브 레이 '깜찍한 볼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