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전력은 17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조 전 차관을 제19대 사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한전 사장은 지식경제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홍석우 지경부 장관은 곧바로 조 전 차관을 사장으로 제청할 예정인 만큼 연내 취임할 것으로 보인다. 임기는 3년이다.
조 전 차관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1973년 행정고시에 합격에 공직자 길을 걸었다. 통상산업부 공보관, 경수로사업지원기획단 건설기술부장, 산자부 무역투자실장과 차관을 거쳐 한국수출보험공사 사장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사장을 역임했다.
조 전 차관이 사장에 임명되면 한전은 산자부 차관을 지낸 이원걸 전 사장 이후 4년여 만에 관료 출신 최고경영자(CEO)를 맞아들인다. 2008년 8월 LG전자 출신의 김쌍수 전 사장이 민간 출신의 최초 CEO로 임명됐으나 임기 만료를 목전에 두고 물러났고, 현대건설 출신의 김중겸 전 사장이 바통을 이어받았지만 역시 임기를 1년10개월 남겨놓고 지난달 15일 사퇴했다. 이들 민간 출신 CEO는 전기료 인상을 둘러싸고 소액주주와의 소송, 관계기관과의 갈등을 빚다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런 선례와 겨울철을 맞아 전력수요 급증으로 수급불안이 커지고 있는 현실에 비춰보면 조 전 차관 체제에서 한전은 전기료 인상을 통한 수익구조 개선보다는 안정적인 전력공급에 경영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조 전 차관은 “한전이 추구하는 것 가운데 전력의 안정적 공급이 가장 중요하다”며 “전력수급 안정을 이루지 못하고 다른 것을 요구하면 설득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와 한전 사이에 풀지 못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며 “조직 내외 소통에 역점을 두고 정부 실무자부터 만나고 최고 정책결정자도 만나겠다”며 정부와의 관계를 원만히 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황계식 기자 cul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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