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강등 책임 고스란히 떠안아

대부분 성적 부진에 대한 경질이다. 올 시즌에는 상하위 리그로 나누는 스플릿 시스템이 적용됐고, 사상 처음 2부 리그 강등팀이 나오면서 성적에 대한 책임을 면할 길이 없었다. 물론 감독을 경질한다고 해서 내년 성적이 크게 나아질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다만 팀내 분위기를 쇄신해 성적을 끌어올리겠다는 게 각 구단의 방침이다.
2010남아공월드컵 국가대표 감독을 지냈던 허정무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이 시즌 중에 성적부진으로 중도 하차하는 등 올 시즌에는 무려 16개 구단 가운데 10명의 사령탑이 바뀌었다. 계약기간이 남았다고 해서 내년 시즌을 확실하게 보장받지 못하고 추풍낙엽처럼 잘려 나갔다. 내년에도 최소 2팀이 강등되는 만큼 프로축구 사령탑들의 수난시대는 계속될 전망이다.
리그 최하위로 2부 리그로 강등된 광주 FC의 최만희(56) 감독은 계약기간이 1년 남았지만 강등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 데 이어 대전시티즌도 지역인물인 김인완 부산 아이파크 수석코치를 사령탑으로 영입하며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성남은 신 감독뿐 아니라 김도훈 코치, 차상광 골키퍼 코치 등 코칭 스태프를 전면 개편하는 대수술을 단행했다. 성남이 부산과 계약기간 2년이나 남아 있는 안 감독을 영입한 것은 팀 사정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현재 위기를 극복할 적임자로 판단됐기 때문이다. 미드필더 윤빛가람을 20억원에 주고 경남FC에서 영입하는 등 대대적인 투자를 했던 성남은 내년 시즌을 대비해 18일부터 훈련을 시작할 계획이다.
정규리그 4위에 오른 수원 삼성이 계약기간이 남은 윤성효 감독을 경질하고 서정원 수석코치를 선임한 것도 정상탈환에 대한 의지를 강력히 표명한 것이다. 2년 연속 타이틀을 하나도 거머쥐지 못하는 등 투자에 따른 기대만큼 성적을 내지 못한 것에 대해 책임을 물은 것이다. 정규리그 2위인 전북 현대의 이흥실 감독대행은 내년 6월에 돌아올 최강희 국가대표팀 감독에게 길을 터주기 위해 용퇴하기도 했다.
10위에 오른 대구FC가 비교적 뛰어난 지도력을 보인 브라질 출신 모아시르 감독을 해임한 것은 재정적인 어려움 때문이다. 다른 구단의 감독 경질과는 성격이 다르다. 대구는 감독 말고도 4명이나 되는 브라질 출신의 코칭스태프의 비싼 몸값을 견뎌내기 힘들었다.
프로축구 회장사인 부산은 졸지에 감독과 수석코치가 모두 팀을 떠나는 바람에 후임 감독 선임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박병헌 선임기자 bonanza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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