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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인터뷰] ‘타워’ 설경구 “물불 안 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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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2-12-18 00:56:02 수정 : 2012-12-18 00:5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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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바쁘게 지낸 것 같은데 28개월이나 흘렀네요. 오랜만에 영화 나오니 낯설어요.”

충무로 대표 연기파 배우 설경구(44)가 ‘타워’(감독 김지훈)로 2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 관객들과 만난다. 그동안 준비해온 영화들은 2~3편정도 되는데, 개봉작은 ‘타워’가 유일하다. 설경구는 “얼마 전 제작발표회를 했는데 어디다 눈을 둬야 할지 모르겠더라”면서 “저녁에 팬들과 만나는 ‘쇼케이스’란 행사도 생겼다. 딱딱하지 않고 부드러운 분위기라 좋았다”고 바뀐 영화 환경에 대해 언급했다.

‘타워’는 화재를 소재로 한 재난 블록버스터 영화다. 설경구는 2009년 개봉해 1130만 관객을 동원한 ‘해운대’(감독 윤제균)에서는 ‘물’과 사투를 벌이더니, 이번 ‘타워’에서는 소방대장 강영기로 분해 ‘불’과 싸운다.

최근 세계닷컴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불과 물, 다 해봤는데 더 할 게 뭐가 있겠나. 이번 영화는 CG보다는 실제 불과 물을 이용해 촬영하는 데 중점을 뒀다. 지금 생각으로는 재난영화는 다시 안 찍고 싶다”고 말했다. 촬영하며 얼마나 고생이 심했으면 배우가 저런 이야기를 할까 궁금했다. 하지만 설경구는 ‘고생’ 때문만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제작발표회 때 ‘역도산 이후로 제일 고생했다’는 골자의 기사들이 줄줄이 나왔는데, 사실 좀 창피했어요. 저 혼자만 고생한 것도 아니고, 사실 ‘역도산’ 때의 고통과 견줄 만한 힘든 일도 없었어요. 지금 기억나는 게 있다면 ‘미로탈출 훈련’ 정도? 연기 때문에 시야 확보가 전혀 안 되는 상황에서 가스를 마셔가며 탈출구를 찾는 훈련이었죠. 진짜 소방관처럼 모의훈련을 한 거예요. 저는 그래도 괜찮았는데, 배우 김인권은 진짜 ‘살려주세요’라고 외치며 울고불고 난리가 났었죠.”(웃음)

화재 당시 소방관들은 1분짜리 산소통을 메는데, 아주 다급한 순간이 아니면 최대한 산소를 아껴야 한다. 이에 설경구는 “우리 배우들이야 체험 수준의 훈련과정을 거쳤을 뿐이지만, 실제로는 목숨이 왔다갔다하는 긴박한 상황들인 걸로 안다”며 “그 짧은 시간 경험하는 데도 고통이 엄청났는데, 소방관들은 정말 대단한 분들”이라며 존경의 뜻을 전했다.

설경구는 왜 이렇게 힘든 영화들만 골라서 하는 것일까 자못 궁금해졌다. 그런데 본인은 “나도 모르겠다. 감독과 술 한 잔 하고 그냥 출연하기로 했다”며 여유롭게 너스레를 떤다. 그러면서 “완성되면 재미있을 것 같았다”는 기대감도 드러내는 그다.

“김지훈 감독은 학교(한양대 연극영화학과) 후배예요. 영화 ‘열혈남아’(2006)를 촬영할 당시, 절 보려고 촬영장에 찾아 왔었다는데 전 그것도 모르고 돌려보낸 적이 있었죠. 그 일이 두고두고 마음에 남더라고요. 감독과는 캐스팅과 관련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는데 그는 ‘어떻게 연출을 잘 할까’보다는 ‘어떻게 하면 배우들을 재미있게 해줄까’ 고민한다고 하더라고요. 대체 이 감독 머릿속에는 뭐가 있는지 너무 궁금해졌어요. 그래서 책(시나리오)을 받아 읽었고, 완성되면 재미있겠다 싶어서 출연 결정을 했죠.”

설경구다웠다. 이미 충무로에서 내로라하는 연기파 배우이자 섭외 1순위인 그이기에 알고 지내는 감독들도 여럿일 터. 설경구는 작품 못지않게 감독이나 스태프, 배우들과의 인간관계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솔직히 캐스팅 사실을 기사를 통해 먼저 알게 된 경험도 있다”면서 왠지 씁쓸(?)하기까지 한 재미있는 일화를 소개했다.

28개월 만의 스크린 복귀이기에 흥행에 대한 부담감도 클 것 같았다. 그런데 설경구는 “이미 내 손을 떠난 문제”라며 여유를 부렸다.

“다만 김지훈 감독이 흘린 눈물을 좀 닦아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타워’ 촬영 중에 ‘7광구’(2011)가 개봉했는데 성적이 그다지 좋지 않아 걱정을 많이 했으니까요. 그런 부담감 때문에 2월까지 보충 촬영을 해야 했어요. 일단 영화에 대한 자신감은 넘쳐 나요. 많은 관객들이 영화를 보러왔으면 좋겠어요.”

설경구 손예진 김상경 주연의 ‘타워’는 108층 초고층 빌딩 타워스카이에서 일어난 최악의 화재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불과 사투를 벌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오는 25일 개봉.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한윤종 기자 hyj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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