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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21명 입양' 천사父, 실상은… '경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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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2-11-23 13:54:49 수정 : 2012-11-23 13:5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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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년간 장애인 21명을 입양해 ‘천사 아버지’로 알려진 70대 남성이 이들을 감금·폭행하고 장애수당과 후원금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장애인을 입양해 돌봐온 강원 원주에 사는 장모(73)씨를 상대로 조사를 벌인 결과 장애인 학대행위가 확인돼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22일 밝혔다.

인권위 조사결과에 따르면 장씨는 1964년 길가에 버려진 장애 아동을 데려다 키운 것을 시작으로 1986년까지 모두 21명을 자신의 호적에 올렸다. 장씨는 산속에 움막을 지어놓고 철문을 달아 바깥출입을 막고 장애인들에게 노동을 강요했다. 철문을 열고 나가려다 장씨에게 발각되면 몽둥이로 수차례 얻어맞고 며칠씩 굶었다.

장씨는 장애인들의 양팔과 손등, 손가락에 주소와 연락처, 지적장애 1급이라는 문신을 강제로 새겼다. 장애인들은 여러 번 탈출했지만 문신으로 새겨진 연락처 때문에 번번이 다시 잡혀 와 몽둥이로 맞았다. 그는 이에 대해 “밖에 나가 잃어버리면 찾아오기 위한 것”이라고 진술했다.

이들 중에는 시력과 청력을 잃은 장애인과 직장암 말기 환자도 있었지만 병원 치료를 받지 못했다. 2000년과 2002년 병으로 숨진 장애인 모두 심한 영양 불량 상태였다. 생존한 4명과 사망한 2명을 제외한 나머지 장애인 15명은 다른 시설로 보내졌으나 행방을 알 수 없다.

장씨는 장애인 몫으로 나오는 장애수당과 수급비 등 매달 178만원을 받아 가로챘다. 이들을 데리고 다니며 교회에서 홍보를 해 후원물품을 받아 생활해왔다. 1988년과 1994년 모 공중파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장애인을 입양해 키우는 ‘천사 아버지’라고 소개돼 후원금을 모금하기도 했다.

이은정 인턴기자 ehofkd1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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