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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가족을 위해 신부로 팔려가는 10대 소녀들

입력 : 2012-05-23 02:38:30 수정 : 2012-05-23 08:3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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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세전 조혼 100명중 20명
부모가 강제결혼… 인권 논란
15살도 안 된 청소년 100명 중 20명이 결혼하는 나라. 사춘기가 지나면 가족을 위해 10대 아이가 결혼식을 올리는 21세기 방글라데시의 모습이다.

방글라데시 정부가 법적으로 인정한 결혼 가능한 연령은 남성 21세, 여성 18세다. 이런 법과 현실의 괴리는 어려운 경제사정에다 어린 부부의 무지 등이 겹쳐지며 나타나는 현상이다. 부모의 뜻에 따라 어린 나이에 결혼하는 여성이 줄어들지 않자, 인권단체는 지속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18일 방글라데시 수도인 다카에서 서남쪽으로 약 250km 떨어진 메헤르푸르 인근 지역에서 12살 소녀와 14살 소년이 결혼식을 올렸는데, 지방의원 2명이 이 자리에 참석하면서 논란이 벌어졌다. 결혼식 현장을 목격한 현지 언론인 투힌 아란요는 “결혼식 소식을 접하고 지역 공무원에게 즉시 연락을 취해 결혼식을 막도록 했지만, 결혼식에 참석에 한 지방의원이 강행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현장을 찾은 경찰관들도 결혼식을 막지 못했다. 방글라데시 국내 언론과 시민단체들은 “공무원과 지방의원들이 법적 규정을 어기며 아이들을 ‘강제’ 조혼하도록 하는 부모들을 막아야 했는데, 오히려 방치했다”고 비판했다. 법원은 2명의 지방의원, 지역 공무원, 지역 경찰 등 관련자에게 오는 29일에 법정에 출두하라고 명령했다.

논란이 가열되자 ‘이슬람’이라는 이름을 지닌 신부의 아버지는 자신의 딸은 16살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강제로 결혼식을 올린 것이 아니며 우리는 학교도 다녀본 적이 없어 법이 무엇인지도 모른다”며 “딸아이는 2년 뒤에나 신랑집으로 갈 것”이라고 반박했다. 영국 BBC는 22일(현지시간) 방글라데시의 부모는 자신의 딸이나 여동생을 받아들일 수 있는 신랑이 있다면 비록 노인이더라도 결혼시키는 게 현실이라고 보도했다. 

박종현 기자 bal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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