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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생산성 낮아도 '화려한 돈잔치'

입력 : 2011-10-06 11:40:05 수정 : 2011-10-06 11:4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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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수출기업보다 생산성 부진…봉급은 훨씬 많아 금융기관들이 불황으로 고통받는 국민을 외면한 채 `얌체 영업'을 통해 막대한 수익을 챙겨 `돈잔치'를 벌였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국내 금융기관의 일부 임원은 한 달에 최고 2억7천만원을 받아가기도 했다. 직원들의 급여 수준도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형 수출기업보다 매우 높다.

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을 줄이되 예대마진(대출이자-예금이자)은 높이고 증권사들은 `장밋빛' 전망을 통해 개인들의 주식거래를 부추겨 거액의 수수료를 챙김으로써 `신의 직장' 명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

◇ 금융회사 임직원은 화려한 `돈 잔치'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10대 주요 증권사와 5개 은행 가운데 2011 회계연도 들어 등기이사(사외이사 제외) 급여가 가장 높은 곳은 삼성증권이다. 이 회사 등기이사 2명이 1분기에 1인당 매월 2억6천767억원씩 받았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2008년 이후 3개년분 장기 성과급이 1분기에 일시에 지급돼 임원 급여가 업계에서 가장 높았다. 등기이사의 실질 월급은 8천만원 수준이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7천667만원), 현대증권(6천800만원) 등기이사의 급여도 매우 많다. 10대 증권사 등기이사들은 평균 6천306만원의 월급을 받아갔다.

외환은행[004940], 기업은행[024110], 우리은행, 국민은행, 하나은행 등 5개 은행 등기이사의 평균 월급은 6천693만원으로 계산됐다.

하나은행 등기이사의 월급이 9천9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국민은행 8천733만원 외환은행 7천100만원등의 순이었다.

금융회사 임원뿐 아니라 직원들도 높은 임금을 받고 있다. 10대 증권사의 직원 1인당 평균 임금은 661만원으로 삼성전자, 현대차[005380], POSCO[005490], 현대중공업[009540], LG화학[051910] 등 5개사의 평균 503만원에 비해 높았다.

이들 금융회사의 생산성은 대표 수출기업들에 비해 낮았다. 10개 증권사 직원들은 2011회계연도 들어 1인당 월평균 527만원의 순이익을 냈다. 이는 주요 수출기업의 1천635여만원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도 안 된다.

현대증권의 1인당 순이익은 1천183만원으로 10대 증권사 중 가장 높았다. 한국투자증권(941만원), 삼성증권(638만원), 하나대투증권(511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동양종금증권은 83만원에 불과했다.

대표 수출기업들인 포스코(2천356만원), LG화학(2천107만원), 현대중공업(1천435만원), 현대차(1천235만원), 삼성전자(1천44만원) 등은 1천만원을 넘었다.

시중은행 5곳의 1인당 순이익은 1천243만원으로 증권사보다는 많았지만, 수출 제조업체들에는 못 미쳤다.

◇ 돈 쉽게 벌고 잇속은 극대화

금융기관들은 경제 위기 때 국민을 외면하는 영업패턴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거진 최근에도 은행들은 대기업 대출을 늘리면서 중소기업 대출은 줄였다.

업계에 따르면 국민, 신한, 우리, 하나은행 등 4개 시중은행의 대기업대출 잔액은 9월29일 현재 60조2천154억원으로 전월 말 2조2천519억원 늘었다. 8월에도 2조1천145억원 증가했다.

반면에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208조1천169억원으로 8월 말보다 오히려 3천252억원 줄었다. 8월의 중소기업 대출잔액은 전월보다 더욱 축소됐다.

은행들은 미래가 불확실한 때에는 자산을 보수적으로 운용하는 게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옥석'을 가리지 않고 중소기업이라는 이유로 대출을 꺼리는 것은 문제다.

금융기관들은 일반가계를 상대로 돈을 비교적 쉽게 벌고 있다. 대출이자를 올리고 예금이자는 낮추는 방식으로 수입을 확대하고 있다.

은행의 잔액기준 예대마진은 2008년 2.61% 포인트, 2009년 2.80% 포인트, 2010년 2.85% 포인트 등으로 올랐고, 올해 들어서는 2.9% 포인트를 넘었다.

이런 영업행태는 가계대출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결과를 낳았다. 은행대출 확대로 급증한 가계부채는 한국경제의 핵심적 불안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 8월에는 시중 은행들이 가계대출 한도를 소진해 관련 영업을 중단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은행들은 기준금리가 내려갈 때 대출금리를 그대로 두면서도 예금금리를 많이 내린다. 기준금리가 올라갈 때에는 대출금리를 많이 올리지만, 예금금리는 조금 상향조정하는데 그친다"고 지적했다.

증권사들도 비교적 쉽게 돈을 벌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증권사 6곳(삼성, 대우, 우리투자, 키움, 대신, 현대)의 지난 1분기 순수익에서 브로커리지(주식위탁매매)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42%에 달한다.

주가가 폭락해도 증권사로서는 나쁘지 않다. 개인들이 투매에 뛰어들면 주식 거래가 늘어나 수수료가 급증하기 때문이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증권사도 이제는 업무를 다각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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