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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훈의 연극家 사람들] 가슴 뛰는 두 글자 뮤지컬 렌트·캣츠·페임…히트 원동력은 예술성과 캐스팅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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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1-09-03 17:32:45 수정 : 2011-09-03 17:3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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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트 - 박칼린 연출 필두로 강태을·윤공주 실력 겸비한 배우들 총 결집
캣츠 - 올해로 탄생 30주년, 인순이·박해미·홍지민 3인 3색 매력
페임 - 티파니(소녀시대)·은혁(슈퍼쥬니어)·손호영 영입, 한류팬들 어필

올 하반기 무대에 오르는 뮤지컬 작품들을 살펴보면, 두 글자 뮤지컬이 강세인 걸 알 수 있다. 기억하기 쉽고 발음하기도 용이한 두 글자 뮤지컬들이 예술성과 스타캐스팅으로 무장한 채 관객들을 맞이할 예정.

그렇다고 무턱대고 덤볐다가는 큰 코 다칠 수 있다. 작품에 대한 배경지식 없이 관람하다보면, 작품 혹은 배우와의 공명이 줄어들어 감흥이 오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비싼 뮤지컬을 여러 번 볼 수도 없는 노릇. 31일 열린 뮤지컬 [캣츠]출연진 공동 인터뷰에서 배우 홍지민은 “어려워 보이는 미술작품도 설명을 듣고 다시 보면 달리보이듯이, 뮤지컬 역시 조금만 공부하고 오면 감동의 강도가 달라질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하반기 기대작에 대한 기본정보를 훑어보자.

◆ 공부는 필수다

-뮤지컬 렌트·페임·캣츠

[렌트]와 [페임] 모두 젊은이들의 꿈과 열정, 좌절과 기쁨, 사랑과 이별을 그린 뮤지컬이다. 이렇게 말하면, 도대체 무슨 공부가 필요한 뮤지컬이냐고 물어볼지도 모른다. [렌트]는 마약, 동성애자, 트렌스젠더, AIDS를 작품의 주요 소재로 채용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지식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채 관람하게 되면, 지극히 미국적인 시선에 공감대를 갖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반면, [페임]은 [렌트]보다는 비중은 작지만 마약과다 복용, 동성애자에 대한 이야기, 백인과 흑인, 히스패닉, 유태인 등 다양한 인종간의 갈등을 엿볼 수 있는 장면들이 등장한다. 이러한 기본 정보를 알아두면, 가장 유명한 넘버가 나올때만 눈을 빛내지 않고 러닝타임 내내 리듬을 타면서 극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 모두가 주인공이다

 현대 젊음의 상징인 록, R&B 그리고 탱고, 발라드, 가스펠 등의 다양한 음악장르를 오페레타 형식으로 배치한 뮤지컬 [렌트]는 두려움 많은 이 시대 젊은이들의 자화상 같은 인물 모두가 주인공이다. 뉴욕 이스트빌리지에 사는 가난한 음악가로 약물중독에 에이즈 양성 반응자인 ‘로저’는 여자친구가 에이즈에 걸린 후 자살하는 아픈 상처를 지녔다. 클럽댄서로 약물중독자이며 에이즈 환자인 ‘미미’와 러브라인을 형성한다.

다큐멘터리 감독이자 로저의 룸메이트인 ‘마크’도 주요인물. 작품의 나래이터이자 자유분방한 행위예술가 ‘모린’의 과거 연인이다. 꼼꼼하고 치밀한 성격의 공익변호사이자 모린의 현재 연인인 ‘조앤’, 컴퓨터 천재이며 과거 로저와 마크의 룸메이트로 HIV 양성반응자 ‘콜린’, 여성복장을 한 거리의 드러머이자 HIV 양성반응자로 죽음을 맞게 되는 ‘엔젤’, 건물의 집 주인 ‘베니’가 등장한다.

[캣츠]는 다양한 캐릭터의 고양이를 인생에 비유해 화려한 춤과 음악, 환상적인 무대 메커니즘이 함께 하는 뮤지컬이다. 하지만 단순히 넘버 '메모리'의 유명함, 고양이들의 한판 놀이로만 생각하고 극장을 찾다가는 꾸벅꾸벅 졸기 쉽다. 이번 작품에서 매혹적인 고양이 그리자벨라 역을 맡은 인순이는 "'그리자벨라'가 주인공이 아니다. 그저 하나의 삶을 살고 있는 한명의 인물일 뿐이다"며 "그 안에서 일어나는 다른 감동적 이야기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한 바 있다. 종합적으로 "'캣츠'는 용서·화해·치유가 한꺼번에 들어있는 작품".임을 밝혔다.

[캣츠]에서 인간세상을 엿볼 수 있다. 섹시한 몸매로 여자고양이 뿐 아니라 관객들에게 인기 최고인 반항아 고양이(럼 텀 터거), 지혜롭고 현명한 젤리클의 선지자 고양이(올드 듀터러노미), 젤리클의 리더이자 사회자 고양이(멍커스트랩), 쥐들도 무서워하지 않는 늙고 병든 극장 고양이(거스), 늙은 거스 뿐 아니라 어린 고양이들을 돌봐주는 중년의 친절한 고양이(젤리로럼), 도둑 고양이 커플 (몽고제리와 럼플티저), 말은 못하지만 납치된 고양이를 마법으로 구해내는 최고의 마법사 고양이(미스터 미스토펠리스)등 개성 넘치는 총 35 마리의 고양이가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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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번 들으면 전율이 오는 넘버가 관객몰이

[렌트]의 매력은 뭐니 뭐니해도 전 출연진들이 일렬로 쭉 늘어선 채 부르는 ‘Seasons of love’(시즌즈 오브 러브) 를 현장에서 들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극이 끝나고 난 뒤, 뮤지컬 넘버 'seasons of love'에 나오는 ‘오십이만 오천육백분의 귀한 시간’이라는 말은 계속 입가를 맴돌 것이다. 하지만 이 한 곡에서만 전율했다면 아직 작품에 온전히 빠지지 못한 것.

'미미'의 도발적인 몸짓과 폭발적인 가창이 함께하는 ‘Out tonight’(아웃 투나잇)에서 감지할 수 있는 미미의 과거와 고독감, 모린의 과거 연인인 마크와 현재 연인인 조앤, 이렇게 두 연적이 벌이는 탱고 춤인 'Tango Maurren'(탱고 모린) 넘버에서 드러나는 동성애자의 사랑도 작품의 큰 틀을 형성한다. 엔젤과 동성애 라인을 형성하는 콜린이 그윽하게 불러주는 'i'll cover you'(아윌 커버 유)도 관객들의 머리와 가슴을 점령한다. 10월 9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감동을 전한다.

올해로 탄생 30주년을 맞이하는 뮤지컬 [캣츠]는 넘버'Memory'(메모리)를 빼 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예전의 아름다운 추억과 명성을 그리워하는 늙은 고양이 그리자벨라가 부르는 곡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3가지 다른 색채의 ‘메모리’가 탄생할 예정.

공개인터뷰에서 배우 박해미는 “극중 배우로 부르는 게 아닐 땐 정말 좋아하는 노래였다. 막상 배우 입장에서 부르려고 하니 정말 어려운 노래로 다가왔다”며 ‘메모리’에 얽힌 애증의 비화를 밝히기도 했다. 결론적으로 “누구나 마음 열고 함께 하면 행복해진다.”는 메시지에 도달했다고 전했다. 세 배우 중 가장 젊은 배우 홍지민은 “여배우의 삶과 맞닿아 있어 배우로서의 삶을 돌아보게 만들었다”며 감회를 전한 뒤 “‘메모리’를 부르기 위한 1시간 워밍업이 더 힘들다”며 “완급 조절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이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파워풀하고 에너지 넘치는 가창력의 소유자 인순이가 부르는 ‘메모리’는 어떨까? 그녀는 “‘인순이’라는 사람에 대한 기대치를 가지고 작품을 감상하러 오면 몰입이 깨질 수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후 “폭발하는 연기 혹은 가창은 절대 보여주지 않는다”며 “눈으로 주고받는 내면의 연기, 절제가 관건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가성을 써야 하는 넘버에서 육성으로 노래해 다른 캐스팅과도 차별화를 꾀한다. 9월 17일 샤롯데씨어터에서 공개될 예정.

◆ 한류스타의 사랑과 우정이 궁금하다.

[페임]은 주제곡 'FAME' 과 자유롭고 열정 넘치는 다이나믹한 춤, 재즈, 힙합, R&B, 소울에서 발라드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 수준 높은 음악으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그러나 열성팬들은 이들이 극중에서 어떤 관계를 유지 하는지 더 궁금하다.

SM 출신 아이돌 가수인 티파니(소녀시대)·은혁(슈퍼쥬니어)·손호영· 린아(천상지희)· 정모(트랙스)는 이번 무대에서 그들의 음악과 춤, 끼와 열정을 보여 줄 예정.

P.A 예술학교에 입학한 이들의 캐릭터 특성과 러브라인을 설명하자면, 하루빨리 명성을 얻어 유명한 스타가 되기를 원하는 티파니(카르멘)와 대대로 클래식 음악가 자제인 정모(슐로모)가 사랑하는 사이이다. 매사에 진지할 뿐 아니라 진정한 배우가 되고 싶어하는 손호영(닉)과 린아(세리나)가 서로 좋아하는 사이이다. 반항적인 이미지 흑인이자 탄탄한 체구의 젊은이로 나오는 ‘타이론’ 역을 맡은 은혁은 극중에서 러브라인은 없다. 춤 밖에 모르는 만년 열등생이기 때문이다. 

할리우드로 갔다가 좌절을 겪고 난 뒤 여러 가지 감정이 교차하며 부르는 ‘In LA' (인 엘에이)를 티파니가 어떻게 소화해낼지도 이번 작품의 관건. ㈜오디뮤지컬컴퍼니(대표 신춘수), ㈜쇼플레이(대표 임동균), ㈜이다엔터테인먼트(대표 손상원) 이렇게 공연제작사 3사가 뭉쳤다. 11월 25일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에서 첫 막이 올라간다.

공연전문 칼럼니스트 정다훈(otrcoolpe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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