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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일터에 작은 숲을 가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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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1-11-03 03:57:29 수정 : 2011-11-03 03:5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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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인도를 걷다 지인 한 분을 만나 가벼운 담소를 나누다 헤어졌다. 되돌아오는 길 문득 가로수 그늘 밑을 찾아 발걸음을 옮기는 나를 발견하고는 놀랐다. 많은 도시 직장인은 반복되는 과중한 업무 때문에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자연과 친숙해질 기회를 갖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특히 무더운 여름철 사무실에 들어서면 머리가 아프고, 피곤하고 무력감에 시달리기도 한다.

그런데 최근 영국의 데일리메일은 티나 브링슬리마크 박사가 이끄는 스웨덴 연구진이 사무실에 화분을 가져다 놓으면 근무자의 피로, 스트레스, 두통이 경감되고 기침과 피부 건조 현상 등이 현저히 줄어든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연구팀은 385명의 사무원을 대상으로 병가율과 책상 위의 화분 유무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더니 책상 위에 화분이 더 많이 놓여 있는 사람일수록 업무 생산성이 높고 병가를 더 적게 쓰는 현상이 관찰됐다는 것이다.

박명식 수필가
브링슬리마크 박사는 식물과 화분의 토양 속 미생물이 사람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먼지와 유기화합물 등을 흡수한다고 설명하며 플라세보 효과처럼 사람들은 식물을 가져다 놓으면 건강에 좋을 것이라 생각하고, 그런 생각이 사람들을 더욱 건강하게 만든다고 밝혔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선진국병으로 불리는 당뇨, 혈압, 아토피, 우울증에 숲 체험 치료를 시행한 결과 장기적 약물치료보다 커 큰 치료 효과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적으로 식물이 발산하는 피톤치드 향은 사람에게 알파파를 생성시켜 안정감을 주는 증명된 녹색의 평화인 셈이다. 이처럼 여름철 기온과 업무환경은 우리의 생활과 유기적으로 밀접한 관계가 있어서 인식의 변화가 요구된다. 그런데 우리의 실천에 앞서 현실은 장점보다 늘 미흡한 점이 많다. 일례로 식물은 구입 단계에서 양지식물인지 실내에서 키우는 식물인지, 수분은 어느 정도 공급하는지 등 약의 복약지도와 같은 해당 식물의 정보가 턱없이 부족하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비싼 값을 주고 화초들을 구입해도 폐목되기 십상이다. 특히 몇 년에 걸쳐 온갖 정성으로 키워졌을 그 멋진 관상수들이 관리 부족으로 잎을 떨구고 시들어 가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하기도 한다. 밭을 일구지 않으면 씨앗을 뿌릴 수가 없고 씨앗을 뿌리지 못하면 거둘 것이 없듯이, 녹색의 자연과 푸름을 누리려면 정비례하는 수고로움도 뒤따르기 마련이다.

20세기에 들어 지구 온난화는 세계적 현상이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의 지난 30년 동안 평균기온이 0.5도 이상 올랐다. 특히 여름철 기온 상승과 열섬화의 증가속도는 가파르다. 올해도 우리나라의 전력 예비율도 넉넉지 않은 것으로 보도됐다. 에어컨 사용을 줄이고 나의 일터인 책상 위에 흙과 자연이 공존하는 예쁜 화분으로 작은 숲을 가꾸어 에너지 절약과 건강을 지키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아보자.

박명식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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