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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세등등’ 외래종… 관리체계는 ‘걸음마’

입력 : 2010-04-07 00:45:46 수정 : 2010-04-07 00:4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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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쥐·가시상치 등 급속 확산… 토종 생태계 위협
정확한 현황파악도 안돼… ‘관리등급’ 마련 시급
강원 화천군은 지난 1일 외래종 유해식물 퇴치작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생태계 교란종인 돼지풀을 비롯해 참새피, 도깨비가지 등 외래 식물이 군내 산과 도로변, 하천변에서 급속히 확산돼 고유식물의 성장을 막고 있어 제거가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화천군 관계자는 “주민들과 함께 인근 군부대의 도움을 받아 군내 전 지역에서 제거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소개구리
우리나라 고유 생태계를 위협하는 외래 동·식물의 기세가 꺾이질 않고 있다. 모니터링, 제거작업 등을 하고 있지만 확산 세가 여전하고, 외래종의 유해성이 새로 확인되는 경우도 끊이질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유입 외래종 확인, 초기 관리 등이 부실해 효율적인 관리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6일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실시한 외래종 5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모든 종의 생태계 위해성이 확인됐다. 집쥐(북유럽산)는 바다철새인 슴새 등의 알과 새끼를 먹어치우고 있고, 꽃매미(중국산)는 충남 연기군에서는 금강변 버드나무 숲 4ha에 잎마름 피해를 유발했다. 중국붕어는 토종붕어와의 교잡이 우려되는 수준이었다.

◇가시상치
식물인 가시상치(유럽 원산)와 나래가막사리(북미 원산)는 도로, 하천을 따라 확산이 진행돼 다른 식물의 생육을 방해하고 있다.

생태계 교란종으로 이미 지정된 동·식물은 제거작업이 진행 중이지만 여전히 위협적인 수준이었다. 2008년 과학원 모니터링 결과 황소개구리는 무안, 나주에서 전년보다 출현개체수가 각각 25%, 115% 늘었고, 털물참새피는 창녕에서 90%의 높은 피도(지표면을 차지하는 비율)를 보였다.

외래종의 고유 생태계 위협이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관리체계는 걸음마 수준에 머물러 있다. 한반도 생태계에 들어와 있는 외래종의 정확한 현황도 파악되지 않고 있다.

환경부, 과학원 등이 파악하고 있는 외래종수는 894종(동물 607종, 식물 287종)이지만 정확하지 않다. 특히 곤충의 경우 10∼20% 정도만 파악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붕어
생태계교란종으로 지정된 것 외에 다른 외래종에 대해서는 효율적인 관리체계가 없다는 것도 문제다. 이 때문에 과학원은 외래종에 대한 관리등급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가령 유입금지종, 전면관리종, 전략지역 제한종 등의 식으로 나누어 종합적인 관리를 하자는 것이다. 또 생태계 영향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채 외래종이 수입되는 것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생태계교란종 16종 가운데 황소개구리, 파랑볼우럭, 큰입배스, 붉은귀거북, 뉴트리아는 식용, 농·어민 소득원 마련 등의 이유로 정부와 민간업체가 대거 수입됐다가 효과 없이 생태계로 대량 확산돼 제거에 골머리를 앓게 된 대표적인 사례다.

현재 외래종 수입은 생태계 위해성 정도에 대한 정밀한 평가없이 지자체의 허가만 받으면 가능하다. 과학원 김종민 연구관은 “모든 외래종이 고유 생태계에 위협이 되는 것은 아니며 관리체계의 효율화 작업도 진행 중”이라며 “외래종의 생태계 위협이 상당한 만큼 관리 방식의 효율화를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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