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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된 임신은 기형아 출산 예방한다"

입력 : 2009-06-28 17:09:30 수정 : 2009-06-28 17: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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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마더리스크 프로그램 도입한 관동의대 제일병원 한정렬 교수
◇한정렬 교수는 “계획임신을 하면 기형아 공포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뿐 아니라 원치 않는 임신중절도 줄일 수 있어 국가적 과제인 출산율 제고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계획임신을 하는 게 중요합니다. ‘깜짝 임신’이 아닌 준비된 임신은 임신부가 기형유발물질에 노출될 가능성이 작습니다. 그런 만큼 임신중절 가능성도 낮지요. 임신중절을 낮추면 저출산 시대에 출산율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습니다.”

태아 기형유발물질에 관한 정보를 축적해 임신부에게 제공하는 ‘마더리스크 프로그램’을 국내에 처음 도입한 관동의대 제일병원 산부인과 한정렬 교수(45)는 26일 “여성이 준비 없이 임신하면 임신인 줄 모르고 약물을 복용했다가 기형아 출산 걱정으로 임신중절을 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여성들의 계획임신에 대한 인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더리스크 프로그램은 한 교수가 1999년 캐나다 토론토대학의 ‘호스피털 포 시크 칠드런’에서 직접 도입·운영하고 있는 프로그램. 지금까지 약물상담 클리닉과 콜센터에서 임신부와 수유부를 대상으로 5000건 이상을 상담하는 등 국내의 다양한 태아 기형유발물질 관련 정보를 축적하고 있다.

한 교수팀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각종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그에 따르면 임신부 1354명을 대상으로 기형유발물질과 계획임신 사이의 관련성을 조사한 결과 계획한 임신부(697명)는 알코올·약품·흡연·방사선 등에 노출된 비율이 38.3%로 그러지 않은 임신부(657명) 77.3%의 절반 수준이었다.

특히 기형유발물질에 두 가지 이상 노출된 비율도 높은 차이를 보였는데, 비계획 임신부 가운데 33.6%가 이에 해당한다면 계획 임신부는 17.2%로 역시 2배 정도의 차이가 났다. 유형별로 약물 노출은 3배 이상, 알코올 노출은 2배, 방사선 노출은 2.5배가량 높았다는 것. 사정이 이런데도 우리나라의 계획 임신율이 아직도 50%를 밑돌아 여전히 많은 임신부가 임신 초기 기형유발물질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계획임신은 임신 초기 알코올·방사선·약물의 위험요인을 감소시키며, 이에 따르는 불필요한 임신중절을 예방하고 임신 초기 기형 발생률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거듭 강조한뒤 “엽산제와 종합비타민을 복용하면 기형아 출산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이미 선진국들은 가임 여성들에게 임신 1개월 전부터 엽산제를 하루에 400㎍씩 복용할 것을 권하는 등 엽산제 복용이 보편화돼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시리얼, 파스타 같은 식품에 엽산을 첨가해 국민에게 공급해 신경관 결손증의 발생률을 전체적으로 약 30% 정도 줄였다는 보고도 있고요.”

한 교수는 “우리나라 가임여성들은 몰론 임신부들도 대부분 엽산이 무엇인지 모르고 있다”며 “정부가 엽산 복용으로 기형아 출산을 예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적극 홍보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자녀 출산을 계획하고 있는 부부들은 반드시 3개월 전부터 기형유발물질 노출을 피하고 운동 등 통해 신체 건강을 유지해야 한다”는 그는 “특히, 당뇨와 천식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라면 건강한 임신과 건강한 아기 출산을 위해 임신 전에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가 운영하는 콜센터에는 임신 전에 방광염 약을 복용했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임신인 줄 모르고 다이어트약을 복용했는데 태아가 괜찮을지 등에 관한 임신부들의 문의가 수십 통씩 걸려오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과 공동으로 ‘태아 기형유발물질과 기형아 출산 상관성’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한 교수는 “잘못된 상식으로 임신중절을 해 죄책감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으나, 임신 중 약물을 복용해도 태아에 영향을 주지 않은 경우가 많은 만큼 약물을 복용했다고 판단되면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할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주문했다.

마더리스크 프로그램 콜센터는 산부인과 전문의와 간호사가 상주해 전화상담을 받는다. 상담시간은 평일 오전 9시∼오후 5시. 연락처는 (02)2000-7900이며 이메일(koreanmotherrisk@yahoo.co.kr)로도 접수한다.

박태해 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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