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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칼럼]논 습지 보전하고 현명하게 이용해야

입력 : 2008-11-11 17:54:47 수정 : 2008-11-11 17:5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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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배 국립농업과학원 농업환경부 과장
제10차 람사르협약 당사국 총회가 지난 10월 28일부터 11월 4일까지 ‘건강한 습지, 건강한 인간’이라는 주제로 경남 창원에서 개최되었다. 이번 람사르 총회에서 인류의 복지와 습지에 대한 ‘창원선언문’과 우리나라와 일본이 중심이 돼 제안한 ‘습지시스템으로서 논의 생물다양성 증진’에 대한 결의문이 채택되는 성과를 거두었다. 논습지 결의문 전문은 논습지의 중요성과 생태적 가치, 관련 기구 및 활동 등을 담고 있다. 권고문은 식량생산을 위해 과다한 화학자재 사용을 피하고 생물다양성을 증진하는 농법을 모색하고, 이에 대한 정보 수집과 확산을 통해 습지생태계로서 생물다양성 보전과 생태계 서비스 제공 기능 등을 강화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2000년부터 논 농업의 공익적 기능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일본농업환경연구소 공동연구를 진행해 왔다. 이를 바탕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아세안+3회의 등에 적극 참여하면서 논농업이 지닌 식량안보, 홍수조절, 지하수자원 함양, 토양 유실 방지, 기후 완화 기능 외에도 겨울철새 등 생물 서식지 제공 기능 등을 계량·평가하고 학술발표와 홍보 등을 통해 ‘습지시스템으로서 논의 생물다양성 증진을 위한 각국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결의문 작성에 필요한 과학적 증거들을 제공했다.

이번 총회에서는 ‘논습지 결의안’ 외에도 습지와 인간 건강 및 복지, 기후변화와 습지, 습지와 바이오연료와 같은 주요한 의제에서는 “농업 활동에 의해 습지가 파괴되고 있으며, 건강한 습지 보전을 위해서는 농업활동이 제한되어야 한다”는 주장들도 회의장 곳곳에서 강하게 발표되었다.

그 결과 소중한 생명산업인 농업활동이 어느새 습지 파괴의 주범으로도 인식되고 있는 현실이 된 것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2007년 현재 178만ha의 농경지가 2020년대에는 150만ha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돼 결과적으로 매년 2만3000ha의 농경지가 줄어들 게 될 것이다.

지금도 식량자급률이 27%대에 불과한 실정에서 최근 곡물가 폭등, 멜라민 첨가물 문제 등으로 국내에서 생산되는 안전한 농산물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할 때 절대 면적의 농경지는 확보되어야 한다. 이 같은 현실을 감안할 때 기존의 농경지가 사라진다면 대체농지가 필요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간척을 명목으로 또 다른 습지를 훼손하는 구조를 낳게 되는 것이기에 이제부터라도 법과 제도, 그리고 사회운동을 통해서 건강한 농경지를 보전해야 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습지생태계인 논은 우리 인간은 물론 다른 생물들의 생존에 필수적인 식량과 더불어 맑은 물과 공기를 제공하는 공간임을 새롭게 인식하고 논습지의 현명한 이용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환경올림픽이라는 람사르총회를 개최한 국가로서 ‘습지시스템으로서 논의 생물다양성 증진’ 결의문 발의의 참뜻을 살리는 길임을 우리 모두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덕배 국립농업과학원 농업환경부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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