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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폭력에 자살까지… 막장 지방의회

입력 : 2012-07-12 20:30:15 수정 : 2012-07-13 00: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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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장단 구성싸고 곳곳서 파열음
주류·비주류 갈등 탓 개원 차질
예천선 돈 선거 후보 낙선후 목매
민선 5기 전국 지방의회가 최근 후반기 의장단을 구성하면서 곳곳에서 폭력사태가 빚어지고 금품수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던 의원이 자살하는 등 파행 운영되고 있다.

12일 전국 각 지방의회에 따르면 의장단 선거가 치열한 데는 의장에 당선되면 수천만원의 판공비와 의전차량 제공 등 각종 특전과 차기 자치단체장 출마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이다.

10일 오후 경북 예천군 예천읍 한 농장에서 예천군의원 A씨가 목을 매 숨졌다. A씨는 최근 예천군의회 의장단 선거에서 자신이 의장에 선출되도록 도와주기로 약속한 동료 의원에게 1000만원을 건넨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아왔다. A씨는 최근 열린 임시회에서 의장에 낙선한 뒤 자신이 동료 의원에게 돈을 전달했다고 폭로하면서 큰 파문이 일자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경북도의회 후반기 의장단 선거에서 부의장 선거에 나선 일부 의원들이 동료 의원들에게 금품을 건넨 정황이 포착돼 선관위가 대대적인 조사를 벌였다. 혐의가 없다는 결과가 나왔지만 20여명의 의원들이 조사를 받아 눈총을 받았다.

또 의장단 선거과정에서 국회의원 선거 개입과 전·후반기 의장 나눠먹기, 주류·비주류 간의 갈등이 표면화되면서 상당수 의회가 개원조차 못하는 등 차질을 빚고 있다.

광주 동구의회는 4·11총선에서 불법선거운동으로 직위상실형을 선고 받은 의원이 부의장에 선출되면서 파행을 빚고 있다. 의회 개원식 날 주민들이 이 의원 사퇴를 요구한 데다 동료 의원들이 보직을 사퇴하는 등 반발하면서 의회가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않고 있다.

전남 나주시의회는 4·11총선 이후 민주통합당에서 무소속으로 소속이 바뀐 일부 의원들이 의원들 간 힘겨루기를 하면서 원 구성을 하지 못하고 있다. 광주 서구의회는 과반을 겨우 넘긴 민주통합당 의원들이 자당 후보의 의장 당선을 위해 휴대전화로 투표용지를 촬영한 게 문제가 되면서 불법성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경북 영주시의회는 의장단 선거 결과에 불만을 품은 한 의원이 둔기로 자신의 차량 유리를 부수는 막장 드라마를 연출했다.

전북 고창군의회는 민주통합당 의원이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다섯 자리를 독식하자 무소속 의원들이 상임위의 안건 심사를 거부하면서 집행부 업무에 차질을 주고 있다. 이처럼 지방의회가 의장단 선거 후유증으로 집행부 감시와 견제라는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되면서 주민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보고 있다.

광주광역시 주민 김모(54·운암동)씨는 “대중적인 인지도가 상승해 차기 각종 선거에서도 유리해 죽음을 무릅쓰고라도 의장이 되려고 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광주=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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