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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母, 딸 죽은 줄 모르고… 2주간 시신 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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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3-03-29 11:17:48 수정 : 2013-03-29 11: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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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놀라기도 했지만 가슴 시린 모정이 느껴져 눈물이 왈칵 쏟아졌습니다.”

지난 25일 오후 서울 구로구 구로동의 한 다세대주택을 방문한 구로구 소속 사회복지사 송모(31·여)씨는 믿기지 않은 광경을 목격했다.

‘한 노인이 배고프다며 서성거린다’는 소식을 듣고 쌀 한 포대를 들고 찾아나선 송씨가 화장실에서 숨진 딸 김모(46)씨를 돌보고 있는 중증치매 노인 김모(74·여)씨를 발견한 것. 발견 당시 딸 김씨는 옷을 입은 채 화장실 바닥에서 천장을 보고 반듯하게 누워 숨져 있었다. 그러나 이 같은 사실을 모르는 어머니 김씨는 딸이 추울까봐 이불을 덮어주고 시신을 어루만지고 있었다.

위 사진은 해당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없음
거실 식탁에는 만든 지 3∼4일 지난 것으로 추정되는 죽이 놓여 있었다. 주민들의 신고가 없었다면 시신이 된 딸과 70대 어머니의 동거가 계속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송씨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서울 구로경찰서 이청원 경사는 “어머니 김씨가 치매 증상이 심해 딸이 숨진 채 화장실에 누워있어도 자는 것으로 생각하고 이불을 덮어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숨진 김씨의 남동생은 경찰조사에서 “누나가 15년 전부터 치매에 걸리신 어머니를 보살피면서 살았는데 최근에는 다니던 학원도 그만두고 우울증을 앓았다”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미안하다”는 말을 되풀이하며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주민 한모(63·여)씨도 “평소에 자주 들여다보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경찰은 시신의 부패 정도 등으로 미뤄 딸 김씨가 2주 이상 전에 사망한 것으로 판단했다. 타살 흔적은 없었으나 정확한 사인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오영탁 기자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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