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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 밤거리는 지금 ‘삐끼들과의 전쟁 중’

입력 : 2011-11-02 10:25:28 수정 : 2011-11-02 10:2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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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상대 불쾌한 신체접촉 호객
상인 “손님 끊어진다” 단속요청…호객꾼 무전기로 ‘메뚜기’ 영업
31일 오전 11시30분. 점심시간을 조금 앞둔 서울 종로구 관철동 거리에 갑자기 전단을 가득 든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30여분 만에 10명이 넘게 불어난 이들은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거리로 쏟아져나온 사람들에게 전단을 나눠줬다. 거리에는 ‘호객행위에 유혹되지 맙시다’라는 현수막이 붙어있었지만 신경쓰는 사람은 없었다. ‘피아노 거리’라고 불리는 골목에서 받은 전단을 세어보니 15장이었다.

종로구 관철동 거리 한때 서울 대표 번화가였던 이곳은 경기침체와 더불어 일부 업소의 도 넘은 호객행위로 시민의 발길이 줄어들면서 과거의 명성을 잃었다. 위기감을 느낀 상인들은 관할 경찰서와 구청에 협조를 요청하는 등 호객행위 근절을 위한 공동 대응에 나섰다. <연합>
회사원 이모(25·여)씨는 “주는 대로 받다 보면 어느새 손에 전단이 한가득”이라며 “밤에는 유흥업소 직원들이 따라오면서 말을 붙여 걷기가 힘들 정도”라고 토로했다.

종로 거리의 이른바 ‘삐끼’들의 호객 행위에 불만을 갖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상인들이 직접 나섰다. 관철동 상가 번영회 소속 상인들은 올해 초 관할 경찰서와 종로구청에 호객행위를 단속해달라는 민원을 내기에 이르렀다. 일부 업소의 지나친 호객행위가 오히려 손님들이 종로를 피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특히 젊은 여성의 손이나 팔을 잡아 끌며 신체 접촉까지 불사하는 호객행위는 많은 시민들에게 불쾌감을 주고 있다.

대학생 김모(24·여)씨는 “나이트클럽 직원들이 막무가내로 손목을 잡고 끌고가 가방을 숨겨 놓고 주지 않았다. 너무 화가 나서 종로에 다시 오기 싫다”고 털어놨다.

경찰과 구청의 단속결과 호객행위의 주범으로 지적받던 나이트클럽 3곳 가운데 2곳이 문을 닫았다. 무분별한 전단 살포 역시 규제하기로 했다. 그러나 호객행위를 완전히 뿌리뽑기까지는 갈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문을 닫은 나이트클럽에서 일하던 ‘베테랑 삐끼’들은 유흥주점 등으로 옮겨 여전히 호객행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번영회 관계자는 “유흥업소 호객꾼들은 무전기로 단속 상황을 공유하는 데다가 호객에 성공 수당이 많아 범칙금 정도는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종로구청 관계자는 “경찰과 협조해 지속적으로 단속을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김유나·김준범 기자 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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