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속의 아기가 하루가 다르게 자라자 올해 6월 집결지를 나와 여관을 떠도는 생활을 시작했지만 생활비와 여관비를 마련할 방도는 없었다.
낙태를 요구한 남자친구와는 이미 헤어진데다가 조부모 손에서 자라다 19살 때 가출해 유흥업소와 티켓다방 등에서 일해 온 그에게는 마땅한 일자리도 없었다.
송씨는 인터넷 채팅으로 남자들을 만나 `술을 사 달라'며 여관으로 불러들이기 시작했고, 8월부터 최근까지 박모(47)씨 등 10명을 상대로 성매매를 했다.
이미 송씨가 임신 6~8개월이라는 사실이 눈으로 보이는 상황이었지만 이 남성들은 송씨의 여관비와 술값을 대신 내 주고 그와 성관계를 가졌다. 돈이 부족했던 송씨는 남성들이 몸을 씻는 사이 지갑에도 손을 댔다.
종로구와 강북구 일대 여관 5곳을 전전하던 송씨의 생활이 끝난 것은 임신 9개월째 되던 이달 중순.
채팅으로 만난 한 남성에게 임신 사실을 털어놓았지만, 그의 지갑에서 현금 25만원을 몰래 꺼내간 것이 들통나 결국 송씨는 상습절도 혐의로 이달 12일 검거됐다.
서울 혜화경찰서는 송씨를 구속하는 한편 성매수 남성 10명도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임신 사실을 몰랐다'며 하나같이 부인했다"며 "송씨와 접촉한 성매수 남성이 5명 가량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송씨는) 여름옷 한 장만 걸치고 있을 정도로 행색이 초라했다. 모텔에서 아기를 낳는 것보다 차라리 구치소로 가는게 나을 것 같다고 이야기할 정도였다"며 "원한다면 구치소에서 아기를 낳아 18개월까지는 데리고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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