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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가장의 ‘안타까운 죽음’

입력 : 2010-08-03 12:39:01 수정 : 2010-08-03 12:3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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月 80만원 수입으로 생계 꾸려
한강서 투신… 생활고 비관 추정
조부모 밑에서 자란 뒤 지난해 상경해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홀로 억척스럽게 생활해온 19세 소녀가장이 힘겨운 삶을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일 서울 용산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50분쯤 박모(19)양이 서울 동작대교 남단 부근에서 뛰어내려 실종됐다.

경찰은 “차를 타고 동작대교를 지나던 중 누군가 다리 난간 바깥에 서 있는 걸 봤다. 이상한 생각이 들어 고개를 돌려보니 사라졌다”는 한 시민의 신고에 따라 1시간여 동안 주변을 수색했으나 박양을 찾지 못했다.

현장에는 배터리가 다 된 휴대전화와 손지갑이 든 가방이 발견됐으나 유서나 자살을 암시하는 메모는 없었다. 박양은 지난달 30일 일하던 이태원의 한 레스토랑 주인에게 “고시원비도 밀리고 해서 힘들다”는 문자메시지를 남기는 등 생활고를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양은 이튿날인 31일 레스토랑에 출근하지 않았다.

부모가 이혼한 5살 때부터 조부모 밑에서 여동생(17)과 함께 자란 박양은 지난해 경기 가평의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서울로 올라와 혼자 생활했다. 서울에 사는 친척이 “힘들 테니 우리 집에 들어와 지내자”고 했지만 스스로 살겠다며 거절했다. 박양은 아르바이트를 통해 번 월 80만원의 수입을 가지고 월세 27만원짜리 고시원에서 생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박양이 레스토랑을 찾은 가족이나 연인을 보면서 힘든 삶을 한탄하는 얘기를 자주 했다는 레스토랑 직원들 진술에 따라 처지를 비관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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