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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비쿼터스 정보 터미널 ‘가로등’

입력 : 2005-06-03 15:23:00 수정 : 2005-06-03 15: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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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칼럼] 글 윤훈주 LG전자기술원 선임연구원 최근 유비쿼터스 도시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논의되고 있다. 유비쿼터스 도시는 물리공간과 전자공간이 융합된 특성을 지닌다.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속의 도시 공간과 사이버라는 전자공간을 연결시킬 수 있는 매개체를 찾는다면 이게 바로 유비쿼터스 도시건설의 시작이지 않을까 싶다. 이러한 접근을 정보터미널 관점으로 생각해 보고자 한다. 도시 속에서 가장 흔하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을 찾아보고 이를 바탕으로 어떻게 유비쿼터스 공간을 형성할 수 있을지 살펴보도록 하겠다.

전기의 대표적인 활용 도구 빛. 지구상의 생명체가 태양 에너지를 기반으로 하여 탄생하고 살아가듯이 사람은 전기에너지를 이용한 빛으로 인간다운 현대 문명생활을 누리고 있다.

낮에는 태양이 제공해주는 빛 에너지속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잘 모르지만 밤이 되면 어두운 거리를 밝게 비추어주는 가로등이라는 존재를 확실히 느끼게 된다. 가로등은 자동차가 안전하게 다닐 수 있도록 차로를 비추기도 하고 골목 구석구석까지 비추며 사람들의 보행공간을 안전하게 확보해주며 범죄예방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공원이나 아파트 단지와 같은 가로등에는 빛을 내는 전구와 함께 스피커가 부착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사람들에게 안내방송이나 음악을 들려주기 위해 길가에 설치되어 있는 가로등의 지지대를 이용한 것이다. 때로는 이러한 가로대에 광고전단지를 붙여서 사람들의 눈에 잘 띄는 정보전달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지역정보를 담은 벼룩시장과 같은 정보소식지도 이러한 가로등에 부착해 놓기도 한다.(가로등은 전등과 지지대로 이루어진 형태를 지칭하기로 한다)

유비쿼터스 환경에서는 이러한 가로등이 어떻게 활용이 될 수 있을지 생각해보자.

가로등은 정보전달 및 통신의 매체로써 활용될 수 있다. 가로등의 불빛은 전구의 종류 및 성능에 따라서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몇 십미터의 지역을 비추게 된다. 거리를 따라 일정간격으로 가로등을 설치하여 넓은 영역을 빈틈없이 비출 수 있다.

일반적인 개인근거리 통신망의 통신거리는 10미터에서 30미터정도. 물론 전파의 송신 출력 및 수신감도에 따라서 그 이상 가기도 한다. 정확하게 일치하지는 않지만 가로등의 불빛의 공간적 한계와 PAN의 공간적 한계가 유사한 점이 있다.

가로등에 이러한 PAN(Personal Area Network)통신 모듈을 부착하게 된다면 불빛의 공간과 통신의 공간이 비슷하게 형성되게 된다. 이는 불빛이라는 공간적 한계와 통신이라는 공간적 한계를 비슷하게 묶음으로써 사람들의 생활환경과 통신이 훨씬 자연스럽게 되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공간적 한계는 사람의 일반적인 말소리가 전달될 수 있는 공간영역과도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PAN은 사람의 라이프스타일을 기준으로 정의된 통신네트워크인 것이다.

PAN에는 지그비(Zigbee), 블루투스(Bluetooth), UWB(ultra wideband)등이 있다. 각 통신망은 10미터 정도를 기준으로 하여 통신이 가능하도록 규정되어 지고 있고, RF출력 및 통신 특성에 따라서 좀더 넓은 영역까지 통신이 가능하다. 지그비의 특성은 저속통신이지만 전력소모가 작아서 밧데리 하나로 1~2년정도 동작이 가능하도록 하는 통신방식이다. 블루투스는 개인 휴대기기를 연결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등장한 통신방식이다.

UWB는 군사용 레이더의 펄스형태의 기술을 이용한 통신방식으로써 고속으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어 동영상과 같은 멀티미디어 데이터 전송에 적합한 통신방식이다. 각각의 통신방식이 가로등이 설치되어 있는 지역의 특성에 맞추어 선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저 멀리서 어떤 불빛이 보이면 그 곳은 통신이 가능한 곳이라 알 수 있게 되고, 그 불빛 아래에 가게 되면 자연스럽게 개인근거리 통신망도 확립이 될 수 있게 된다. 이런 개념이라면 PAN이 꼭 가로등에만 적용되라는 법은 없을 것이다. 빛과 통신영역을 매칭시키는 관점이라면 빛을 내는 모든 형태의 기기에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 건물내외부의 다양한 형태의 전등에 적용될 수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디지털 공간상의 통신 영역을 눈에 보이는 현실공간의 모습으로 보이게 하는 것이다.

거리의 경우 모든 가로등에 통신 모듈이 장착될 필요는 없다. 이는 마치 어두운 밤거리에서 길을 찾아가기 위해 하나의 가로등 아래에서 지도책을 살펴보며 자기가 어디에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학습한 다음에 활동을 하게 되는 것처럼, 통신 모듈이 장착이 된 가로등 밑에서 각종 정보를 검색 및 수집한 후 사용자의 휴대용 단말기에 정보를 저장한 후에 사용자는 이동하면서 그 정보를 이용하게 되는 것이다. 정보가로등이 좀 더 촘촘하게 설치되어 있다면 정보를 굳이 저장할 필요는 없겠지만 사람들의 생활행위의 특성을 생각하여 좀 더 경제적인 정보가로등의 설치 개수를 산출해 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정보 가로등은 어떤 지역에 고정되어 있다는 점에서 지역정보의 기준이 될 수 있다. 가로등을 중심으로 하는 각종 상점, 공연장, 공공장소, 주차장 등의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으며, 고층 빌딩으로 둘러 쌓여 GPS수신이 힘든 지역에서는 위치파악을 위한 수단으로도 활용이 될 수 있다.

CCTV의 재정의
일부 지자체에서는 그 지역에 상황에 따라서 주요 지점에 CCTV를 설치하여 혹시 발생될지 모르는 범죄를 예방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가로등처럼 거리의 주요 지점에 지지대를 설치하고 그 윗부분에 카메라를 장착하거나 건물 한 측면에 부착을 하여 거리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만약 CCTV가 이러한 감시 기능이외에 개인 근거리 통신모듈이 장착된다면 그 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정보를 제공해줄 수 있는 양방향 개념의 정보기기로도 발전 될 수 있을 것이다. 즉, 어떤 특정 장소의 정보를 획득하는 것 뿐만 아니라 특정장소에 적합한 정보를 제공해줄수가 있는 것이다.

DMB(Digital Multimedia Broadcasting)와의 결합: 정보 선별기
DMB는 비디오 채널, 오디오 채널, 데이터 채널로 구성되어 있다. 데이터 전용 채널이 존재하는것이 기존의 아날로그 방송과의 큰 차이점이라고 할 것이다. 특히, DMB 데이터 방송 채널로부터 각종 정보를 수신하고 해당지역에 필요한 정보를 필터링하여 메모리에 저장하고 있다가 통신 반경내에 들어오는 사용자에게 정보를 제공해주는 정보 선별 제공기로써의 역할도 가능하다. 이러한 기능은 사용자의 휴대단말기가 DMB 수신기능이 없을 경우에 유용하며, DMB수신기능이 장착되어 있더라도 항상 정보 수신 모드로 동작하고 있으리라는 보장은 못하기 때문에 이러한 정보중계기로서의 가로등이 더욱 중요해 질 수 있다.

또한, 정보 가로등끼리의 통신망이 확립이 되면 가로등으로 넓은 지역을 커버하는 통신망을 구성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정보의 전송량 및 접속자수는 제한될 수 있겠지만 무선통신업체의 도움을 받지 않고 해당지역내에서의 자체적인 지역 무선통신망이 형성되게 되는 것이다. 마치 어떤 지역에서 무전기로 일정 영역의 통신망을 형성할 수 있듯이 가로등이라는 중계기를 통해서 PAN이 커버하지 못하는 더 넓은 통신영역을 확보할 수 있다. 이러한 것은 무선 랜과도 연동되어 사용될 수 있다.

교통신호등과 접목
달리는 차량에서도 이러한 정보가로등을 사용할 수 있다면, 도시의 거리를 차로 이동을 하면서 주요 지역의 정보를 수집해 올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보가로등과 차량과의 통신채널 확립이 빨리 이루어지고 정보의 전송속도도 빨라야 한다라는 요구사항이 있다. 하지만 달리는 상황이 아니라 교통신호에 의해 도로상에 정지할 때만 정보를 수신할 수 있어도 유용할 듯 싶다. 교통신호등 또는 신호대기선 부근의 가로등에 이러한 통신 기능이 내장되어 정지해 있는 차량이나 운전자에게 정보를 제공해주는 형태로 한다면 통신네트워크 확립이나 전송속도가 다소 낮아도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이러한 것들은 길을 찾기 위해 횡단보도를 걷는 보행자에게도 유용할 수 있으며, 보행자들은 길을 찾기 위해서 거리를 이리저리 두리번 거리는 행동을 하는 특성이 있다. 이러한 행위가 공간적으로 특정 장소에 정지해 있는 상태이므로, 이러한 순간에 충분한 정보가 오고 갈 수 있다.

가로등과 전봇대
우리의 생활 속에서 가로등과 유사한 형태로 전봇대를 찾아 볼 수 있다. 하지만 도시에서는 미관상의 문제 때문에 지하에 매설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어 시내지역에서는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사람들의 왕래가 많은 공공장소에서는 전봇대를 이용한 정보터미널의 역할은 그리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가로등은 사람들에게 빛이라는 에너지를 제공하기 위해서 도시환경의 미관과 어울리도록 디자인이 되는 추세이다. 가로등에도 예술적 감각이 적용이 되어 다양한 형태의 가로등이 디자인되고 설치되고 있다. 가로등의 모양에서도 도시의 운치를 느낄 수 있다. 유비쿼터스 컴퓨팅은 사람들이 컴퓨터를 의식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어디에서나 볼 수 있고 도시속의 자연스러운 모습인 가로등은 이러한 유비쿼터스 개념을 접목시키기에 가장 적절한 수단이라고 여겨진다.

상암동 DMS(Digital Media Street)
상암동의 DMS 프로젝트는 거리를 중심으로 유비쿼터스 공간을 구현하고자 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거리라는 물리적 공간과 컴퓨터와 인터넷으로 이루어진 디지털 공간을 융합하고자 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특히 이곳에서는 가로등에 대한 부분도 중요한 연구대상으로 삼고 있다.

지금까지 길, 거리 가로등에 대한 전통적인 개념을 살펴보고 이러한 전통적인 물리적 공간요소들이 개인 근거리 통신망이라는 디지털 공간의 요소와 어떻게 결합이 되는지 살펴보았다. 유비쿼터스 공간은 이렇듯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세계의 모습을 잘 살펴보고 디지털 기술이 어떻게 자연스레 스며들어 갈 수 있을지 고민함으로써 보다 쉽게 구현될 수 있을것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현실생활과 자연스럽게 하나가 되었을 때 이게 바로 진정한 유비쿼터스 세상일 것이다. 가로등은 우리가 알고 있는 다양한 통신수단을 채용함으로써 정보통신의 중요한 수단이 될 것이며, 유비쿼터스 환경에서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전교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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