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한 경위가 청와대 회유 실토”…한 경위 “통화한 적 없다”
JTBC는 이날 청와대 ‘정윤회 문건’ 유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한경위에게 청와대 민정수석실 직원이 회유를 했다고 보도했다. JTBC에 따르면 한 경위는 “지난 8일 청와대 민정수석실 관계자가 전화를 걸어 만나자고 해서 서울의 한 카페에서 만나 한 시간 가량 얘기를 나눴다”면서 “청와대 민정수석실 관계자가 자신에게 ‘자백을 해라. 그러면 기소는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했다. 또 한 경위는 “이 날 명확한 대답을 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제안을 거부한 것 같은 모양새가 됐다”고 JTBC는 전했다. 한 경위는 이튿날인 9일 검찰에 긴급체포돼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앞서 최 경위는 유서에서 ‘한○에게. 너무 힘들어하지 마라. 나는 너를 이해한다. 민정비서관실에서 너에게 그런 제의가 들어오면 당연히 흔들리는 것은 나도 마찬가지일 것이다’라고 적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한 경위를 무엇인가 회유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청와대는 그러나 최 경위 유서 내용이 공개된 직후 “회유한 적 없다”고 공식 발표를 했고 한 경위 역시 JTBC 보도 직후 변호인을 통해 기자들에게 “JTBC기자와 통화한 사실이 없다”고 인터뷰 사실을 부인했다.
◆‘태풍의 핵’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경찰관 회유설의 핵심으로 떠오른 청와대 민정비서관실은 문건 파문이 불거진 뒤 청와대 감찰반을 꾸려 사태 대응을 주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가 최근 문건 유출 주도세력으로 이른바 ‘7인회’를 지목하게 된 것도 감찰반의 조사결과에 따른 것이다. 민정비서관실의 책임자는 우병우 민정비서관이다. 그는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를 이끌었던 주임검사로, 무리한 수사 논란에 따른 책임론에 휩싸여 검사장 승진에서 탈락한 뒤 지난해 4월 퇴직했다가 올해 5월 민정비서관에 임명됐다. 지난 4월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 경질 이후 대통령 친인척 관리와 공직후보자 검증 기능이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민정비서관실로 이관되면서 우 비서관의 역할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윤회 문건 유출 지목 경찰관에 대한 청와대 회유설을 두고 언론과 청와대, 사건 당사자들의 주장이 엇갈림에 따라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선 우 비서관을 포함한 민정비서관실에 대한 조사나 감찰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청와대 참모진은 검찰 수사에 부담감만 안겨주고 정작 이번 파문에 대해서는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한다”고 비판했다.
남상훈·박현준 기자 hjunpark@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