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주제 무관한 인신 공격” 9일 한나라당 개헌 관련 의원총회에서 박근혜 전 대표를 겨냥한 강명순 의원의 ‘호의호식’ 발언으로 논란이 일었다. 개헌 논의 동참을 압박하려는 것이었는데, 인신공격성이어서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을 자극했다. 친이(친이명박)계인 강 의원은 젊은 시절부터 빈민운동을 펼쳐 ‘빈민의 대모(代母)’로 불린다.
강 의원은 토론자로 나서 “나와 남편은 빈민운동 하느라 고생했는데 박 전 대표는 청와대에서 잘 먹고 잘 지낸 만큼 나는 빚 받을 게 있다”며 “박 전 대표가 맞춤형 복지를 하려면 아동 복지 부문에서 헌법을 개정해야 하고 그래야 빚이 제대로 갚아진다”고 주장했다.
이에 박 전 대표의 비서실장 격인 이학재 의원이 반박에 나섰다. 그는 “경제개발 5개년 계획과 새마을운동이 오늘날 우리 경제발전의 초석이 됐고 박정희 전 대통령은 국민의 70%가 존경하는 대통령”이라며 “이를 박 전 대통령의 개인적인 일로 간주해 ‘청와대에서 편안하게 잘 지냈다’고 말하는 것은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통해 마치 박 전 대통령이 자신의 가족을 부양한 것처럼 얘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무성 원내대표도 “강 의원이 좋은 뜻으로 얘기했지만 오해가 있게 얘기했다”고 거들었다.
그러나 강 의원은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의총 말미 신상발언을 신청, “결혼 6개월 만에 남편이 일본상품 불매운동을 하다가 유신헌법 때문에 10년 징역을 받았다가 작년에 무죄가 됐다. 유신헌법이 잘못됐다”며 “나는 이화여대, 박 전 대표는 서강대를 같은 해에 졸업했다. (박 전 대표에게) 빚을 갚는다는 심정으로 헌법개정 논의에 나오라고 한 것”이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그러면서 “나는 빈곤당 아동계”라며 자신의 발언이 당내 계파 상황과는 무관함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친박계 한 의원은 “개헌 의총에서 왜 주제와 무관하고 불필요하게 박 전 대표에 대한 인신공격성 발언이 나오는지 모르겠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신정훈 기자 h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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