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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한잔 나누며] '안철수의 입'서 위기관리자 변신 유민영씨

입력 : 2013-05-24 20:26:31 수정 : 2013-05-24 20:2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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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근무·대선캠프 경험 바탕
위기전략 컨설팅 회사 설립
라면상무·남양유업 사건 등
부실 대처 땐 되레 역효과 교훈
지금도 거리에서 얼굴을 알아본 시민들이 “힘내라”, “안철수 파이팅”하며 인사를 건넨다고 한다. 지난해 대선 당시 무소속 안철수 후보 대변인을 맡았던 유민영(사진) 에이케이스(Acase) 대표 컨설턴트 이야기다. 그는 정치를 떠나 최근 위기전략컨설팅 회사를 설립했다. 23일 서울 방배동 에이케이스 사무실에서 만난 유 대표는 “이제는 리스크 컨설턴트”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안철수 사단’의 정치 세력화가 가시화하는 상황에서 정치 대신 창업을 택한 이유를 물었다.

“대선 끝나고 스스로 정치인이 돼 정치를 할지, 내 본래 일을 할지 고민했는데 결정은 간단했다. 안 캠프에 간 것도 사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간 것이었다. 내 영역으로 돌아가는 게 맞다는 결론을 내렸다. (대선 과정에서) 스스로 부족한 것도 많았고….” 대선 기간 안철수의 ‘입’으로 대중 앞에 섰던 그이지만 정치라는 험한 바다에 뛰어들기에는 필요한 ‘숫기’도, ‘욕망’도 없었다는 것이다.

위기관리라는 생소한 시장에 주목한 이유로 그는 “위기가 폭발하고 일상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대변인실 행정관, 연설기획비서관, 춘추관장을 지낸 경력과 지난 대선 캠프 경험을 통해 쌓은 그의 가장 큰 자산이 위기관리 역량이기도 했다. 예전 같으면 이해당사자만의 문제로 끝났을 일들이 요즘은 인터넷, 스마트폰 확산으로 미디어 환경이 변하면서 공중의 영역에서 자주 다뤄지게 됐고 그 폭발력도 엄청나게 커졌다는 게 유 대표의 분석이다. 막대한 기업 이미지 손상은 물론 제품 불매운동, 주가 하락 등으로 이어진 포스코 임원 기내식 라면 사건, 남양유업 영업사원 욕설 통화 사건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는 “기업의 사건·사고가 올해 유난히 자주 발생하고 있는 게 아니라 이전이라면 기업과 당사자 간 논의될 문제가 이제는 자꾸 공중의 영역으로 넘어오고 있다는 의미”라며 “이러한 상황 변화 때문에 발생 가능한 ‘리스크(risk)’와 이미 발생한 ‘크라이시스(crisis)’를 관리하는 시장이 막 형성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신종 위기는 대외협력·홍보부서 등에서 법조계·언론계·정계·관계 인사들을 상대하는 수준이었던 지금까지의 위기관리만으로는 오히려 사태를 악화시킬 수도 있다. 그는 부실 사과로 일을 키운 본보기로 남양유업과 청와대를 지목했다. “위기 관리의 한 축인 사과는 누구를 메신저로 세우고 무슨 메시지를 전할 것인지, 어느 미디어를 활용할지 전략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특히 태도와 자세가 중요하다. 전체를 설계해서 사과해야 하는데 남양유업이나 청와대는 그렇지 못했다.”

남양유업의 경우 기업주 대신 경영자가 정작 피해자인 대리점주를 빼고 국민에게 사과한 데다 중요한 후속 조치는 사회자가 대독하는 바람에 효과가 반감됐다는 것이다. 청와대 역시 윤창중 전 대변인 성추행 의혹 사실에 관한 실체 조사 후 어떻게 사과할지 결정했어야 하는데 이 같은 과정이 없다보니 이남기 전 홍보수석이 국민을 앉혀놓고 뒤돌아서서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사과하는 꼴이 벌어졌다는 게 유 대표의 평가다.

그는 위기관리의 성공적인 사례로 경기에선 지고 있지만 팬은 늘고 있는 한화 이글스, 논문 표절 논란을 깔끔하게 진솔한 사과로 마무리한 김혜수, 고객정보 유출 사건이 터지자마자 트위터 활동을 잠시 끊은 후 바로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사태 수습에 나선 정태영 현대카드 대표 등을 꼽았다. “에이케이스 활동을 통해 기업이든 인물이든 대중과 소통하고 함께 호흡할 수 있는 10개 남짓의 제대로 된 위대한 커뮤니케이터를 만들고 싶다.” 유 대표의 창업 희망이다.

글 박성준, 사진 남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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