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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아직도 우물 안에 앉아 하늘 보는 역사교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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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3-05-30 21:37:26 수정 : 2013-05-30 21:3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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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교 교과서가 여전히 좌편향 기술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해 검정을 통과해 중1 학생들이 배우는 역사 교과서부터 왜곡투성이라고 한다. 한국현대사학회와 아산정책연구원 주최로 오늘 열리는 학술회의 ‘교과서 문제를 생각한다:중·고교 한국사 교과서 분석과 제언’에서 이런 문제 제기가 이뤄질 예정이다. 안타깝고 답답하다.

권희영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학술회의 발표에 앞서 공개한 논문을 통해 중학교 역사교과서에 기술된 왜곡 내용을 조목조목 제시했다. 8·15 광복 이후 혼란기에 대해 일부 교과서는 미국 군정은 직접통치, 소련 군정은 간접통치를 한 것으로 기술한다. 좌익이 신탁통치 반대에서 찬성으로 입장을 바꾼 것에 대해 ‘임시정부 수립에 의의를 뒀기 때문’이라고 설명한 교과서도 있다. 소련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역사적 사실 관계 설명은 쏙 빼먹는다. 의도적이든, 그렇지 않든 역사적 사실에 반해 소련과 좌익을 감싼 셈이다.

6·25가 북한·소련·중국이 기획한 전쟁이란 사실을 명확히 하지 않고, 유엔 개입에 따라 국제전으로 확대된 것처럼 서술한 교과서도 있다. 남한 단독정부 수립이 정치적 갈등을 초래했다고 강조하면서도 북한에 사실상 단독정부가 수립돼 있었다는 점은 명시하지 않는다. 북한경제 실패의 원인을 ‘원조 중단’, ‘자연재해’에서 찾는 대목도 있다. 미·소 냉전시대에 소련 농정 실패의 책임을 날씨 따위에 돌리던 당시 사회주의 국가의 왜곡을 되새기게 한다.

아직도 우물 안에서 하늘을 보자는 것인지 묻고 싶다. 대한민국 청소년을 우물 안 개구리로 만들 작정인가.

우리 사회는 역사 과목의 선택·필수를 놓고 입씨름 벌이기 일쑤지만 어떤 역사를 어찌 가르치느냐가 더 중요하다. 편향적 교육으로 자라나는 세대의 가슴에 잘못된 국가관·역사관을 심어 놓으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결코 밝을 수 없다.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를 부정하는 일탈 교과서가 국가 미래와 청소년 의식을 어찌 좀먹는지 밝은 눈으로 돌아봐야 한다. 근본 대책을 강구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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