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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경제 기초체력부터 키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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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2-06-21 21:11:14 수정 : 2012-06-21 21: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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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주요 20개국) 멕시코 정상회의가 폐막됐다. 예상과 같이 유로존 위기의 해법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해결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기금을 추가로 확충하고 남유럽국가에 대한 재정지원을 강화할 것과 유럽의 예금보증을 포함한 통합된 은행감독체제 구축을 촉구했다. 또한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강조했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한국국제경제학회장
유로존 위기의 해법으로는 긴축정책을 통한 구조조정과 재정 및 유동성 지원을 통한 경기부양정책이 있다. 프랑스는 경기부양을 주장하는 반면 독일은 긴축과 구조조정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남유럽의 경제상황을 살펴보면 유로존의 해법은 결국 긴축과 구조조정보다는 경기부양과 유동성 공급이 될 가능성이 크다. 남유럽국가는 대부분 10% 이상의 실업률이 있으며, 스페인과 그리스는 24%에 가깝다. 여기에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이고 경상수지도 적자이다. 이러한 경제상황에서 구조조정과 긴축정책은 실제로 사용하기 어렵다. 경기부양과 유동성 지원이 없다면 남유럽국가는 유로존을 탈퇴하는 수밖에 없다.

미국의 대선도 중요한 변수이다. 세계경제가 파국으로 가기를 원하지 않는 미국은 경기부양과 저금리정책으로 유로존 위기를 막으려고 할 것이다. 이에 스페인의 대량 예금 인출사태(뱅크런)가 확산되거나 이탈리아로 전염되지 않는다면 이번 G20 회의 이후 세계는 글로벌 유동성이 늘어나면서 동시에 경기침체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위기가 극복된 후 다시 부동산과 자산가격 버블이 생성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우리 경제는 실물시장과 금융시장을 통해 영향을 받게 된다. 우선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더 심한 경기침체를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시에는 중국 등 신흥시장국 경제가 크게 악화되지 않아 수출이 크게 감소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중국은 물론 신흥시장국 경기 침체도 심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이 더 약화돼 있다. 가계부채가 크게 늘어났으며 국가부채도 증가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먼저 정부는 내수침체를 막기 위해 재정지출을 늘릴 필요가 있다. 비록 공기업부채가 문제이기는 하지만 아직 우리 재정건전도는 외국에 비해 양호하다. 금리도 글로벌 금리 인하 시에는 인하하지 않을 수 없다. 자본자유화가 되면서 금리는 외국금리와 연동돼 글로벌 금리 인하에 동참하지 않으면 금리 차이로 인한 자본유입으로 환율이 하락하고 시중금리가 인하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수출을 늘려 경상수지 악화를 막아야 한다. 경상수지가 악화되면 외국인 주식투자와 금융투자가 유출되면서 외환시장이 불안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국제유가가 하락세이므로 물가를 염려해 환율을 낮추어야 할 필요는 줄어들었다.

또한 위험수위인 가계부채의 급격한 회수에 신중해야 하며 금융시장에서의 신용경색을 막기 위해 필요 시 유동성 공급을 늘려야 한다. 외환시장에서의 외화유동성 공급도 스와프 체제를 구축해 놓았으나 이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유로존 위기 이후 글로벌 유동성 증대에 대한 대비책도 세워야 한다. 부동산 버블과 자산가격 버블이 생성돼 다시 경제가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므로 이를 고려해 부동산정책과 가계부채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유로존 위기는 먼저 우리 실물시장을 통해 금융시장과 외환시장으로 파급되면서 영향을 미칠 것이다. 비록 남유럽이 유로존에 잔류하더라도 위기의 원인이 잔존해 있으므로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 세계 경기침체는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와 기업의 신중한 대비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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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식 연세대 교수·한국국제경제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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