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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美경제 되살아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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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1-09-13 20:09:21 수정 : 2011-09-13 20: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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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국가부채 문제로 위기를 맞고 있는 경제를 살리기 위해 4470억 달러, 약 500조원에 달하는 경기부양책을 발표했다. 저소득층 근로자와 중소기업에 대한 세금을 낮추고 학교시설과 교통기반시설과 같은 인프라 건설 지출을 늘리는 확대재정정책을 실시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미국의 경기부양책이 침체 국면에 있는 미국 경제와 세계 경제를 되살릴 수 있을 것인지 여부와 우리의 대응책에 대해서 많은 논란이 일고 있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경제학
먼저 국가부채 문제로 경기침체를 겪고 있는 미국이 대규모 확대재정정책을 사용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부정적이다. 국회 통과도 여의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회 인프라 건설을 위한 정부지출 증가로 일자리가 어느 정도 늘어날 수는 있다. 그러나 지난 8월 초 부채한도 협상에서 오바마 정부가 향후 10년간 재정적자를 2조1000억 달러 줄이기로 합의한 것과 상치된다는 면에서 이번 감세정책만으로 미국 경제를 되살리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미 지난 2월, 1차 경기부양정책에서 1150억 달러의 감세정책을 실시했으나 그 효과가 크지 않았다는 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감세로 근로자의 가처분소득은 증가했으나 근로자들은 늘어난 소득을 소비하기보다는 불안한 미래를 위해 저축해서 소비는 늘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기업의 투자의욕 또한 크게 떨어져 있다. 이렇게 보면 이번 경기부양책에도 미국 경기침체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을 전망할 수 있다.

유럽 또한 재정적자와 국가부채로 지금의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독일은 유럽통합으로 수출을 늘리면서 큰 이득을 보았으나 그렇다고 독일이 남유럽국가의 재정을 대신 책임져 주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 결국 유로존은 붕괴되거나 그렇지 않은 경우 남유럽국가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로 상당기간 경기침체를 겪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미국의 경기부양책에도 세계 경기침체가 지속될 경우 우리 경제는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국내적으로는 가계부채와 경기침체로 금융시장이 불안정하고 대외적으로는 경상수지가 악화될 경우 외환이 유출되면서 외환위기를 겪을 것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또 지금 세계 경기침체에도 크게 하락하지 않고 있는 두바이 원유가격 또한 우리 경제를 불안하게 하는 요인이다. 원유수입대금 증가로 경상수지가 악화되면서 경기침체와 물가까지 오르는 경우 금리와 환율을 높일 수가 없기 때문이다. 결국 국내적으로는 대출금리 인상과 신용경색으로 금융위기가 우려되고 대외적으로는 외환 유출에 따른 외환위기가 염려되는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선거가 있는 내년에 정부는 우리 경제가 위기를 겪지 않도록 적극적인 대비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 먼저 금융시장에 충격을 주는 조치를 하지 말아야 한다. 금리인상을 자제하고 가계대출을 과도하게 억제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 이미 대출금리가 높아지면서 신용경색 조짐을 보이고 있는 금융시장을 안정시켜 국내 금융시장에서의 충격이 외환위기를 촉발시키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대외적으로는 수출을 늘리는 데 노력해 올해 150억달러 목표인 경상수지 흑자폭을 유지해야 한다. 7월 이후 이미 우리 수출증가율은 하락하고 수입증가율은 상승하고 있어 8월 무역수지는 8억달러 흑자를 간신히 유지하고 있다. 수출을 늘리기 위해서는 기업의 적극적인 노력도 필요하지만 환율정책의 목표를 현재의 물가안정에서 수출증대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가보다 경제위기를 피하는 데에 환율정책의 초점을 두어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기부양책에도 세계 경기침체가 지속될 것이 전망되는 지금은 경제위기를 피하기 위해 정부의 현명한 정책선택이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시점이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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