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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호칼럼] 이제는 韓·中 FTA 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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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1-02-13 18:40:11 수정 : 2011-02-13 18:4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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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의존 우려있지만 내실다질 기회
국익극대화위한 협상전략 마련을
중국은 2010년 말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 경제대국이 됐다. 세계 언론은 지난달에 개최된 미·중 정상회담을 ‘G2 정상회담’으로 표현했다. 중국은 이제 명실공히 세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초강국으로 부상한 것이다. 최근에는 중국경제가 세계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두고 ‘중국화’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위상변화는 지리적으로 근접한 우리나라에서 더 실감나게 느껴진다. 특히 경제관계에서 한국과 중국은 빠르게 밀접해 졌다. 한·중 양국 간 무역규모만 보더라도 수교가 이루어진 1992년 63억8000만달러에서 2010년 1884억1000만달러로 29배 증가했다.

최근 국내에서 개최된 한 세미나에서는 한·중 무역관계의 심화에 대한 토론이 있었다. 일부 학자들은 우리 경제의 중국의존도가 심화되는 것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반면 ‘중국화’는 우리에게 주어진 특수한 기회이며 이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제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느냐는 토론의 주제를 넘어 현실의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 한·중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추진 여부가 그중 하나다. 한국과 중국은 5년 넘게 양자 간 FTA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 왔다. 지난해 9월에는 정부 차원의 실무회의가 베이징에서 개최됐다. 머지않아 양국 정부는 FTA 추진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입장에서 한·중 FTA 추진 여부의 판단은 우선 중국의 거대한 내수시장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라는 관점에서 출발해야 한다. 중국은 최근 글로벌 불균형 해소 차원에서 내수확대 정책을 쓰고 있다. 중국에 지리적으로 근접한 우리나라로서는 한·중 FTA를 통해 중국 내수시장을 다른 경쟁국보다 먼저 선점하는 것이 최선의 전략이 될 것이다. 이는 우리의 경쟁 상대인 대만과 중국이 체결한 경제협력기본협정(ECFA)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을 완화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두 번째로 고려해야 하는 것은 한·중 FTA가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치에 미칠 영향이다. 한·중 FTA 체결로 한국이 중국시장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하게 된다면 중국시장 진출을 겨냥한 많은 FDI가 한국으로 유치될 수 있다. 특히 한·미 FTA와 한·EU FTA가 발효될 경우 한·중 FTA 협상 추진은 미국과 유럽 기업의 높은 관심을 유발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유럽으로부터의 FDI 유입 확대는 고용창출과 기술고도화 측면에서 우리 경제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셋째, 세계 전 지역에서 고조되고 있는 지역주의 추세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한·중 FTA의 중요성이 고려돼야 한다. 최근 들어 동아시아지역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경제통합 구상들이 나오고 있다. 2009년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의에서는 3국 간 FTA가 공식적으로 논의됐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주제인 동북아시아에서의 경제통합이 정상회의에서 다루어진 것은 주목할 만한 변화다. 한·중 FTA는 장차 한·중·일 FTA, 나아가 동아시아 FTA가 추진될 경우 그 형식과 내용을 정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우리는 ‘중국화’의 심화를 우려해 한·중 FTA 추진을 회피하거나 늦추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오히려 이를 지역주의 파고를 넘고 궁극적으로 우리 경제가 내실 있게 성장할 수 있는 전략으로 활용해야 한다. 한국과 중국이 세계 최대 교역국에 속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한·중 FTA는 상품, 서비스, 투자, 지식재산권 등을 다 함께 다루는 포괄적인 형태로 추진돼야 할 것이다. 보다 긍정적으로 미래를 내다보면서 우리 이익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어려움을 최소화할 수 있는 FTA 협상전략 수립에 우리 모두의 지혜를 모아야 하겠다.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국제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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