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이견을 해소할 절충안이 논의기구에서 나오게 될지, 그러지 못할지는 미지수다. ‘기대 반, 우려 반’인 것이다. 이는 곧 여야가 100일 동안 조율하기 나름이란 얘기도 된다. 이런 오리무중의 상황에서 여야 대표가 ‘참고’니 ‘반영’이니 하면서, 대립각을 세우는 것이 현명한 일인지 매우 의문스럽다.
그제 합의는 여러모로 어정쩡하다. 불만과 반발이 튀어나오게 마련이다. 각 당 지도부로선 여간 부담스럽지 않은 상황이다. 그렇더라도 합의 정신을 헌신짝처럼 내팽개쳐서는 안 된다. 정치 염증을 배가하는 자충수가 될 뿐이다. 최대한 접점을 찾아보자고 기구 구성을 약속한 것 아닌가. 그 약속대로, 한 발씩 양보하는 지혜를 보여야 한다. 그러기는커녕 저마다 자기 입지 확보에만 안간힘을 쓰는 형국이니 여간 안타깝지 않다.
여야 공히 고집을 버려야 한다. 민주당 정 대표는 어제 “그 정도로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대기업의 미디어 진출을 불허하겠다는 한나라당 박 대표의 양보안을 일축한 것이다. 정 대표 입장이 그리 단호하다면 박 대표도 단호해질 수밖에 없다. 자기만 옳다는 일방적 주장으론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벌써부터 이래서야 논의기구가 순조롭게 출범이나 하겠는가. 국민의 시선이 따갑지도 않은가. 민생 기반이 무너지는 판국에 국회가 이래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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